돋보인 김정숙 여사 '퍼스트레이디 외교'
2019-04-23 17:48
중앙아 순방 중 K팝 댄스 동아리·고려인 요양원 등 방문
지난 한미정상회담 당시 멜라니아 여사와 단독 오찬
지난 한미정상회담 당시 멜라니아 여사와 단독 오찬
문재인 대통령의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동행한 부인 김정숙 여사가 '퍼스트레이디 외교전'을 활발히 펼쳤다.
김 여사는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촉진자부터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신(新)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 추진을 위한 중앙아·동남아 국가와의 가교 역할까지 종횡무진 활약하는 모습이다.
우선 김 여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학교를 방문해 '여보세요'라는 이름의 K팝 댄스 동아리 대학생 10여 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앞서 김 여사는 첫 번째 순방국이었던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 방문하던 17일 투르크멘 국립 세계언어대학을 방문해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들을 만나 격려한 바 있다.
김 여사는 또 21일 한국어능력시험(TOPIK)이 치러진 알마티와 누르술탄의 한국교육원에 수험생을 격려하는 현수막을 걸고, 격려의 메시지가 담긴 초콜릿 1000여 개를 보냈다.
김 여사는 또 지난 19일에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아리랑요양원을 찾았다. 이날 김 여사의 일정에는 이례적으로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영부인인 미르지요예바 여사가 동행했다.
아리랑요양원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양국 간 합의로 1세대 고려인(1920년대 스탈린 치하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한 조선인 후손) 독거노인을 위해 만든 요양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히 "이번 김 여사의 아리랑 요양원 방문을 계기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40인승 버스를 요양원에 증정하기로 결정했다"며 "우즈베키스탄 측이 요양원 설립 10년만에 5킬로미터 도로 포장부터 화단을 조성하고 각종 가구를 선물하는 등 아낌없는 지원에 나섰다"고 전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11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선보인 바 있다.
김 여사는 이날 개최된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곱 번째 정상회담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별도의 일대일 오찬을 가지며 한반도 평화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알렸다.
한·미 정상 부인이 일대일로 오찬을 한 것은 1989년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김옥숙 여사와 조지 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인 바버라 부시 여사 사이의 오찬 이후 30년 만이다.
이에 앞서 김 여사는 지난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한 당시 아동들의 교육과 건강 문제에 관심이 많은 멜라니아 여사에게 "저는 8살과 4살 손자가 있다. 이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안겨줘야 하는데 북핵 문제에 직면해 걱정이 많다"며 6·25 전쟁이 만든 수많은 고아와 이산가족 문제 등 한반도의 비극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슬로베니아 이민자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가 이같은 한국 이산가족의 아픔에 크케 공감하며 환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여사로부터) 한국 이산가족 이야기를 깊이 있게 들었다"고 전했다는 후문이다.
이외에도 김 여사는 지난달 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브루나이·캄보디아 동남아 3개국 순방 중 한·아세안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김 여사는 11일 브루나이국립대(UBD)의 한국어 수업 교실을 방문한 데 이어 13일 말레이시아 국제한국학교, 1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스리푸트리 과학중등학교를 연이어 찾는 등 '교육 현장 방문' 행보를 보였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의 이번 순방 테마는 '한류'와 '교육'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을 조력하기 위한 일정"이라며 "한글, 한류 문화에 가까운 아세안 국가 학생들이 미래에 한·아세안 관계를 더욱 가깝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