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인터뷰]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신영호 부울경지회장, "원가공개 등 정부와 원만한 합의가 중요"

2019-04-23 11:05
"위기의 프랜차이즈 산업, 회원사간 더 화합하고, 극복해야"


올해 들어 국내외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도 총체적 위기에 처하고 있다.

게다가 각종 규제, 내수 불황, 포화 경쟁 등 악재와 더불어, 원가공개, 출점제한, 초과이익공유제, 가맹점주 단체교섭권 등 정부가 추진하는 프랜차이즈 규제 법안만 60여 개에 달해 거의 목을 옥죄는 수준이다.

지난 15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4월 외식산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 2월 외식업 경기지수는 비교 가능한 공개 통계 지표에서 역대 최대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외식업경기지수가 60 중반까지 하락했고, 경기지수도 70대로 급락했다.

프랜차이즈 산업 실태 조사에서도 지난해 외식업 가맹본부의 매출액이 6천억원이 감소했고, 2015년 이후 매출액은 계속 내림세다.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순위 건 업체들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브랜드 수 증가 폭도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폐업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고용인원도 역성장세다.

시장 상황 악화로 인수, 합병(M&A)은 일어나지 않고, 기업공개(IPO)도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경기 악화와 각종 규제로 유명 프랜차이즈 일부는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 마저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프랜차이즈사업협회는 지난 3월 14일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시행령에 대한 위헌확인 소송과 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헌법재판소에 제기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원가 공개'와 공유 경제를 내세우고 있는 정부와의 싸움은 조만간 결론이 날 전망이지만, 그 마저도 프랜차이즈 업계가 승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영호 회장이 한국프랜차이즈 산업의 위기와 타개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신혜 기자]


중앙의 '기침소리'에 지방은 '독감'
"갑질, 폭리 등은 업계 '일부', 시장 전체 흐름을 살펴 봐야"


이러한 총체적 위기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 보다, 덩치는 작지만, 지역 경제, 골목 경제의 버팀목을 하고 있는 지역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이러한 현실이 더 큰 위협으로 다가 오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부울경 지회 신영호 회장은 "부울경 지역에 있는 회원사들은 중앙회에 있는 회원사들보다 규모도 작지만, 반대로 체력도 약하다. 수도권 등 중앙에 편중되어 있는 만큼, 인력, 자본, 등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프랜차이즈 규제 정책은 우리에게 체감적으로 훨씬 강하게 다가온다. 지금부터라도 각종 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정부와 대화하고, 원만한 합의도출될 수 있도록 서로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신영호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프랜차이즈는 인정을 받고 있는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창업을 주도해왔고, 그동안 걸림돌 없이 성장해 왔다.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갑질 , 폭리 등으로 피해자가 발생해, 각종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업계를 바라는 시각이 부정적으로 변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업체는 일부에 불과하다. 전체를 놓고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각종 규제책을 내 놓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프랜차이즈 산업이 오랜 기간동안 노력한 끝에 120조원이 넘는 거대 시장을 만들어냈다. 수 없이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창업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또한 한류 바람과 함께 한국 음식문화를 전세계에 전파하는 역할도 해 왔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업계가 걸어온 길이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았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각종 규제책으로 향후, 더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신 회장은 "정부의 공유경제를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시장에서 자유롭게 성장한 만큼, 정부에서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선기능도 고려해봐야 한다.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그에 맞는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다고 본다. 업계 관련된 목소리를 더 신중이 듣고, 서로 공유하고, 양보할 수 있는 그런 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다른 이면만 바라본 채, 전체 시장을 무너뜨리고자 한다면, 그동안 업계와 한국 경제를 위해 노력해 온 대다수의 사람들의 일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규제를 위한 규제가 아닌, 전체 시장을 조절할 수 있는 그런 합법적인 규제나 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신영호 회장이 부울경 지회의 활동과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사진=박신혜 기자]


◆출점제한, 원가공개, 등 정규 규제책에 업계는 '휘청'
정부의 강력 규제 드라이브에 업계 자구 노력도 기울여


이어,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에게는 출점 제한의 카드를 내밀고, 해외 프랜차이즈 업체에게는 국내 진출을 유도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신 회장은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신 회장은 "국내외 사업자를 두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부와 해외에서 진출하는 본사의 규제 부분에서 많은 차별이 예상된다.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규제를 살펴보면, 국내 업체의 경쟁력이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들은 더 위축될 것이고, 국내로 진출하고자 하는 해외 업체는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이러다가 한국 토종 프랜차이즈는 고사하게 될 것이다.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 속에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자구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월례회를 통해 현안회의 뿐만 아니라, 우수한 강사진을 초빙해 경영기법과 기업윤리, 상생, 소통, 등 특강, 세미나, 박람회 참가를 회원사들과 함께 하면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본부와 가맹점이 동일한 입장에서 소비자와 함께 선진화된 프랜차이즈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가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소통창구를 마련하기도 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도 수립, 추진하고 있다.

신영호 회장은 "가맹점 사업자가 살아야만, 가맹점 본부가 산다는 것을 누구보다 우리 업계는 잘 알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부에 대한 이미지가 악질적인 단체로 알고, 무조건 배척하고자 하는 분들도 많다. 이 사업을 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개인사업자로 외식업 등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다.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하고, 함께 잘사는, 그래서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서로가 노력하는 본부와 가맹점이 대다수이다. 서로를 배려한다. 물이 흐르듯,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그런 정부의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영호 회장은 현재 프랜차이즈 협회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 프랜차이즈산업을 지원 또는 관리하는 직속 담당 부서가 없다. 즉, 소통할 수 있는 곳이 없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점점 확대되면서 아무도 담당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부분도 있다. 실례로, 외식, 창업 부분에 홍보를 지원해 준다는 공문이 있었다. 그러나 홍보내용 조건에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제외'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가맹점주분들도 자영업자다. 그 분들도 생계를 이어 나가기 위해 고생하고 있는데, 프랜차이즈 업체라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런 부분은 빙산의 일각이다. 특히, 수도권 등 중앙에 비해 지방은 열악하다. 프랜차이즈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거의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업계 종사자들 대부분이 많은 시간과 경비를 허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로 소통을 하고자 한다면, 담당 부서나 부처가 우선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울경 지회, 110여개 사, 2천여개의 가맹점 참여
13만여 명의 종사자와 가족들의 생계 책임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발족한 지 22년차로 접어든다. 부울경 지회도 올해 9년차다. 전국에 7개 지회가 있고, 미국 서부 지역까지 진출했다.

부울경지회에는 현재 110여 개 사가 가입되어 있으며, 가맹점수로는 약 2천 여 개, 13만2천 여 명의 종사자와 그의 가족들이 함께 한다.

어쩌면, 이들이 정부를 향해 호소하는 것이 당연할 일일지 모른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울경 지회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업계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을 바꾸고,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지역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신영호 회장은 "지금이 위기는 맞다. 그러나 회원사들이 더 결집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회원사 마다 상생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그 속에서 진실을 느낄 수 있다. 정부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서로가 공유하고 동반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회원사와 가맹점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현 상황을 지혜롭게 잘 헤쳐나가야 한다"며 소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