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카자흐 비핵화 경험, 한반도에 영감"
2019-04-22 22:51
22일 중앙아 마지막 순방지 카자흐서 토카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악오르다 대통령궁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와 중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한·카자흐스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은 한반도 비핵화에 영감을 주고 있다. 우리는 이와 관련한 대화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최근 한반도 정세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카자흐스탄 정부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에 사의를 표했다.
양국 정상은 특히, 카자흐스탄의 핵 폐기 경험이 한반도 비핵화에 유용한 참고가 된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양국 간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8월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구소련으로부터 승계받은 전략핵탄두 1410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당시 세계 4위 규모의 핵무기를 포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올해는 카자흐스탄과 한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지 1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면서 "이러한 중요한 해에 대통령님과 양국 협력의 미래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게 되어 아주 기쁘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카자흐스탄은 '카자흐스탄-2050' 국가발전 전략을 세우고 2050년까지 세계 30대 선진국이 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역시 유라시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목표로 '신(新)북방정책'을 역점 추진 중"이라며 "오늘 우리 두 정상은 양국의 정책을 조화롭게 연계해 양국 관계를 심화 발전시킬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2050은 오는 2050년까지 세계 선진국 30위 진입을 목표로 하는 장기 국가발전 전략이다. 이를 위해 카자흐스탄 정부는 7대 우선과제로 △혁신산업화 트랜드 강화 △농업혁신 △지식경제기반 조성 △효율적인 도시, 교통, 에너지 인프라 개발 △중소기업 발전 △국민 잠재력 개발을 위한 교육 강화 및 보건 지원 △국가기관의 업무 개선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1992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후 동반성장의 역사를 써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특히 지난해 양국 간 교역액이 22억달러로 1992년 대비 220배 성장하고, 인적교류가 9만 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사실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과 중앙아 5개국 간 다자협력의 틀로 발전한 '한·중앙아 협력포럼'을 높이 평가한다"며 오는 10월 장관급으로 격상돼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개최되는 제12차 한·중앙아 협력포럼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환영하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과 중앙아 간 상설 소통 채널로서 2017년 서울에 개소한 포럼 사무국의 역할 제고를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카자흐스탄어 '라흐멧'으로 공동성명을 마무리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 후 '한·카자흐스탄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4차 산업혁명과 우주협력, 정보통신기술(IT), 보건의료 등 7건의 조약 및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 및 로봇수술기술 수출 등 한·카자흐스탄 간 20여 건의 MOU가 추가로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