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주기] 단원고 생존자 장애진이 친구들에게 전하는 편지(전문)
2019-04-16 18:49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오후 3시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세월호 생존학생 모임 '메모리아' 대표인 장애진(23·여)씨는 "너희들과 웃고 떠들던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며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짜 일어난일인지 모르겠다"고 추도사를 했다.
이어 그는 "먼 훗날 소중한 너희들에게 가는날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어 너희를 만나러 갈게. 우리가 잊지 않을테니 너희들도 우릴 기억해줘"라고 친구에게 전하는 편지를 읽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세월호 생존학생 모임 '메모리아' 대표인 장애진(23·여)씨는 "너희들과 웃고 떠들던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며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짜 일어난일인지 모르겠다"고 추도사를 했다.
이어 그는 "먼 훗날 소중한 너희들에게 가는날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어 너희를 만나러 갈게. 우리가 잊지 않을테니 너희들도 우릴 기억해줘"라고 친구에게 전하는 편지를 읽었다.
친구들에게 전하는 편지.
너희들에 대한 그리움은 약간의 죄책감과 닮아있다고 생각해. 잘못과 실수, 너희를 아프게 했던 일들만 떠오르는 이유는, 너희를 다시 만나 용서를 빈다는 그 다음이라는것이 없기 때문이겠지.
하루하루가 내 생일이 돌아오면 어머니는 언제 선물을 안겨 주실까하는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는 그런날처럼 여겨져. 결국 나의 인생도 너희가 언제돌아올까 하는 기대와 실망으로 점철된 환상같다고. 아직도 그렇다고.
매년 4월이 되면 이 환상은 더 짙어져. 안개가 짙어져 사방을 헤매는 기분이야. 너희가 없는 우리들의 생활이 이렇다는걸 보여주고 싶지만 이 말도 너희에게 닿을수 없는 말이 돼버렸어.
안녕, 이렇게 말하는것도 되게 어색하다. 너희들과 웃고 떠들던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이렇게 흘렀어. 흘렀가는지 모른체 살아온거 같아.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짜 일어난일인지 모르겠더라. 꿈이 아닐까 생각을 많이 했어. 그래도 너희들이 다시 돌아올 수 없겠지.
너희가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찾으려,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그 문은 아무도 열어주지 않더라. 그 안에 무엇이 있길래.
봄이 오는 신호가 보이면 어김없이 너희들 생각이 나. 벚꽃잎이 흩날리면 그곳에 좋아하던 모습이 떠올라. 근데 요즘 벚꽃을 보면 좀 힘들어지는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 그저 피고 지는 것이 아름답기만 한 꽃이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가 탔던 배가 인양되고, 이번에 바로 세워졌어. 최근에 그 배를 보러갔는데 말도 안되게 크더라. 나는 우리가 탔던 배안에 들어가는 게 괜찮을줄 알았어. 근데 아무 이유없이 몸이 떨리고 눈물이 차오르더라.
우리가 탔던 배는 다 녹슬었고, 너희들은 돌아오지 못했는데 아무일 없다는 듯이 바다는 너무나 잔잔하고 고요해.
쉬고싶어 혼자 여행을 가봤어. 햇빛이 내려앉은 바다를 바라보니 너희들 생각이나. 너희들도 바다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으며 좋아했겠지. 함께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저 우리 곁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게 너무 큰 바람인걸까.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우릴 갈라놓을 걸까.
너희가 그리워서 그냥 울고 싶은 날이 있어. 돌아오는 4월, 인터뷰할때 강인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을 해. 울게되면 여론에 부정적인 반응이 생각나 울음을 참게되더라. 너희가 생각날때도 습관처럼 울음을 참게돼. 그래도 눈물은 흐르더라.
너희에게 인사를 바라진 않을꼐. 진실이 밝혀지는 날이면 너희에게 사과할 기회를 줄래? 지금 내가 쓴글 잘 듣고 있지? 지금 여기 우리 앞에 와있다 생각해. 그 당시 무능력했던 어른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할게. 먼 훗날 소중한 너희들에게 가는날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어 너희를 만나러 갈게. 우리가 잊지 않을테니 너희들도 우릴 기억해줘.
마지막으로 한 드라마에 나온 대사를 말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거짓이란 벽에 갇힌 진실은 물처럼 잔잔하고 고요해 보였지만, 아무도 모르게 벽에 작은 틈새를 찾아 조용히 세상을 향해 나오고 있었다.
5년이 지난 2009년 4월 16일. 성인이 된 친구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