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주기] 전국 추모물결…정치권 막말 논란

2019-04-16 20:30
한국당 의원들 막말에 황교안 대표 결국 사과
박근혜 전 대통령 이날 자정 구속기간 만료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전국적으로 추모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권은 종일 막말 파문에 시달렸다.

16일 경기도 안산과 진도 팽목항, 서울 광화문광장 등 전국 곳곳에서는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행사가 열렸다. 안산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에는 여야 당 지도부와 정관계 인사, 유족, 시민들이 참석했다. 

인천에서 열린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황 대표가 추모사를 하는 동안 곳곳에서 야유가 나오고, 일부 추모객은 피켓을 들고 ‘적폐청산’을 외쳤다.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에서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세월호 5주기다. 늘 기억하고 있다. 다시는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되새긴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철저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세월호 아픔을 추모하는 것을 넘어, 생명과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선언하는 공간인 ‘4·16 생명안전공원’도 빠르게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책임을 두고 감정싸움과 정쟁도 여전히 되풀이됐다.

차명진 한국당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자식의 죽음에 대한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며 막말을 퍼부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은 16일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막말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러자 차 전 의원이 급하게 글을 내리며 사과하고 황 대표도 공식적인 사과를 했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은 일제히 성명서를 내고 당 차원에서 해당 의원을 제명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이에 한국당은 두 사람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한편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집무실이 아닌 관저 침실에 머물고 있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날 밤 12시에 ‘국정농단’ 재판 관련 구속기간이 만료됐다. 다만 20대 총선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형이 확정된 데 따라 신분이 미결수에서 기결수로 전환돼 계속 수감 생활을 하게 된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둘째)가 16일 오전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앞에서 열린 5주기 추모식에서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