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 타이거 우즈, 5번째 마스터스 우승길 활짝…선두에 ‘1타차’ 압박

2019-04-13 10:48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다섯 번째 그린재킷을 입을 수 있을까. 일단 우승을 향한 길을 활짝 열었다. 선두 그룹을 1타 차로 바짝 압박했다.

우즈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100만 달러) 둘째 날 2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버디 6개를 떨어뜨린 우즈는 보기는 2개로 막아 60대 타수로 진입했다.
 

[15번홀 버디 퍼트에 성공한 뒤 환호하는 타이거 우즈.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첫날 우승 방정식인 ‘행운의 70타’를 쳐 공동 11위로 출발한 우즈는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를 기록, 5명이 포진한 공동 선두 그룹에 1타 뒤진 공동 6위로 올라섰다.

마스터스에서 네 차례 우승한 우즈는 이 가운데 세 차례나 1라운드에서 70타를 치고 2라운드에서 60대 타수를 기록했을 때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도 좋은 예감을 이어가며 우승 사정권에 들었다. 우즈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통산 1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수확할 수 있다. 이제 5부 능선을 넘은 우즈의 다섯 번째 마스터스 제패는 주말 컨디션에 달렸다.

우즈는 이날 티샷은 불안했지만, 그린을 두 번만 놓치는 정교한 아이언 샷이 빛났다. 까다로운 라이와 거리의 퍼트도 홀에 떨어뜨리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버디 3개 정도는 더 추가할 수 있는 홀도 있었지만, 마지막 17, 18번 홀(이상 파4)에서 홀컵 바로 앞에 멈추는 등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우즈는 “오늘 샷은 만족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우즈는 4번 홀(파3)에서 첫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날 전반에 보기가 2개 나왔지만, 곧바로 다음 홀에서 버디로 만회해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 우즈는 후반 1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뒤 14번(파4), 15번(파5)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선두권을 추격했다.

이날 우즈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수많은 갤러리가 우즈에게 몰리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었다. 14번 홀에서 페어웨이를 벗어난 두 번째 샷을 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우즈를 보호하기 위해 달려오던 보안요원이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우즈를 덮칠 뻔했다. 축구 선수가 태클을 하듯 우즈의 다리를 스치듯 지나갔다. 깜짝 놀란 우즈가 가까스로 피한 뒤 살짝 다리를 절뚝거리기도 했으나 부상을 당하진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환상적인 트러블 샷으로 그린에 올린 우즈도 대수롭지 않은 듯 이동한 뒤 이 홀에서 버디를 낚았다.
 

[6번 홀 버디를 잡은 타이거 우즈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는 갤러리들.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우즈의 압박을 받고 있는 7언더파 137타의 공동 선두 그룹 선수들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브룩스 켑카(미국)가 이날 1타를 줄여 이틀 연속 선두를 유지한 가운데 지난해 디오픈 우승자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와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나란히 5타를 줄이는 맹타로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또 이날만 6언더파 66타를 친 루이스 우스트히즌(남아공)과 2013년 마스터스 우승자 아담 스콧(호주)도 4타를 줄여 리더보드 맨 윗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한 공동 6위 그룹도 쟁쟁한 선수들이 자리했다. 세계랭킹 2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2타를 더 줄여 꾸준히 선두권을 지켰고, 잰더 쇼플리(미국)는 무려 7타를 줄이는 맹타로 단숨에 우승권에 들었다. 그 뒤를 존 람(스페인)과 이안 폴터(잉글랜드)가 5언더파 공동 10위로 뒤따랐다.

마스터스에서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필 미켈슨(미국)은 티샷이 흔들리며 1타를 잃는 바람에 4언더파 공동 12위로 밀렸다. 하지만 선두 그룹고 3타 차밖에 나지 않아 역대 마스터스 및 메이저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 도전은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출전한 김시우는 이틀 연속 이븐파를 쳐 공동 36위에 머물렀다. 김시우는 이날 버디 4개를 잡았으나 보기 4개와 맞바꿔 아쉬움을 남겼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 가운데 부진한 선수들도 수두룩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 1타를 줄였으나 김시우와 함께 공동 36위에 그쳤고, 지난해 마스터스 챔피언 패트릭 리드(미국)도 2타를 줄이고도 1언더파 공동 29위에 머물렀다. 반면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 폴 케이시(이상 잉글랜드), 2016년 우승자 대니 윌릿(잉글랜드), 2017년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컷 탈락했다.

또 파3 콘테스트 우승자의 ‘마스터스 불운’ 징크스도 이어갔다. 파3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맷 월리스(잉글랜드)는 8오버파의 부진한 성적으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파3 콘테스트 챔피언이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이룬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