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파병 이례적 경력 조양호 회장, 국가 소명의식 ‘눈 떠’

2019-04-08 11:13
민간 외교관으로도 맹활약…대한민국의 국격 높여

 
8일 숙환으로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과거 경영행보와 더불어 사회적 책임에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진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주역인 그가 최근 재계의 화두인 사회적 책임 활동도 한발 앞서 개척해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조 회장은 여느 재벌가 자제와 다르게 1970년 미국 유학 중 귀국해 군에 입대했다. 당시 대부분 재벌가 자제들이 병역을 면제받은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조 회장은 강원 화천 소재 육군 제 7사단 비무장지대에서 복무하며, 베트남에도 파병돼 11개월 동안 근무했다. 

조 회장의 이 같은 소명의식은 대한민국의 염원이었던 동계올림픽 개최로 이어졌다. 그는 국가의 심부름꾼 역할을 한다는 소명의식으로 2009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았다. 유치위원장 재임 기간인 1년 10개월간 조 회장은 50번에 걸친 해외 출장으로, 약 64만km(지구 16바퀴)를 이동했다. 그 동안 IOC(국제 올림픽 위원회) 위원 110명중 100명 정도를 만나 평창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결국 이러한 조 회장의 노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로 이어졌다.

조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12월 한국언론인 연합회 주최로 열린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에서 '최고 대상'을 받았으며, 2012년 1월에는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중 첫째 등급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조 회장은 다양한 부문에서 민간외교관으로서 활동을 하면서 국격을 높이는 데도 힘을 쏟았다.

조 회장은 한불최고경영자클럽 회장으로서 양국 간 돈독한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역할을 충실히 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코망되르 훈장, 2015년에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그랑도피시에를 수훈했다.

조 회장은 몽골로부터는 2005년 외국인에게 수훈하는 최고 훈장인 북극성을 받기도 했다. 이는 조 회장이 몽골 국가 발전에 기여한 공이 컸기 때문이다. 그는 몽골 학생 장학제도 운영 등을 통해 한∙몽골 관계를 진정한 협력 동반자로 확대 발전시켰다.

재계 관계자은 "프랑스 루브르, 러시아 에르미타주, 영국 대영박물관 등 세계 3대 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조 회장이 노력한 결과"라며 "그는 평생 하늘길을 벗 삼아 우라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힘써왔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15년 11월 프랑스정부로부터 레종도뇌르 코망되르를 수훈받고 있다. [사진 = 대한항공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