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관계를 정상화한 중국과 일본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일을 계기로 더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외무상의 방중에 이어 중국 외교 수장이 중·일 정상회담 의제를 최종 조율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의 첫 방일과 관련해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내달 일본을 찾는다. 양 정치국원은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시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간의 정상회담 의제를 최종 조율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오는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에 시 주석이 일본을 방문하게 되면 중국 국가주석 신분으로는 2010년 11월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방일 이후 처음이다. 

중국이 시진핑 주석의 방일을 준비하면서 외교 수장을 파견한 것은 그만큼 국가주석으로서 첫 일본 방문을 얼마나 중시하는 지를 엿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일·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의제가 주로 논의되겠지만 일본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중국의 해양 진출 등 문제를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과 일본은 그동안 중·일 정상회담 일정 조율차 접촉해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는 15일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도 베이징(北京)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만나 중·일 회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2012년 일본이 양국간 분쟁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국유화한 이후 중·일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하며 양국간 경제 대화는 사실상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해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계기로 리커창(李克強) 총리가 일본을 방문하는 등 양국간 관계는 사실상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지난 5일 요미우리신문은 이달 중순 베이징에서 열릴 중국과 일본의 고위급 경제대화에 일본측 각료 6명이 참석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일 경제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6명의 각료가 방중하는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양국 관계의 긴밀한 협력을 모색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번 경제대화에선 제3국에서의 양국의 경제협력과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대한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본은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려고 하면서도 여전히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 계획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견제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본 해상보안청 간부 후보생을 태운 연습선이 오는 6~7월 '일대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그리스와 스리랑카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이는 중국 기업에 항만 운영권을 넘긴 그리스와 스리랑카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여줌으로써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일본 정부의 전략적 의도로 해석된다. 일본은 그간 중국이 일대일로를 유럽으로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진 기지로 그리스를 활용할 것이라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