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옆에 차가 쌩쌩"…보행자 사고의 75%, 보도 없는 도로서 발생

2019-04-06 15:43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사 결과
보차혼용도로서 한 해 1300명 사망

보행자 사고의 75% 가량이 보도(인도)가 없어 보행자와 차량이 혼재돼 있는 '보차혼용도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6일 '보차혼용도로 보행자 사고 위험성과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4년간(2013~2016년)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자료, 보험사 보행교통사고 동영상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조사 결과 보차혼용도로에서 보행 사망자가 한해 평균 1313명, 보행부상자는 3만6626명에 달해 안전시설 확충과 보행자 통행권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도가 분리된 도로와 비교해 보행사망자는 3.0배, 보행부상자는 3.4배 높게 나타나 보차혼용도로의 보행자 교통사고 심각성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차혼용도로 사망자는 5252명으로 전체 보행 사망자(7015명)의 74.9%를 차지했다. 보행사고 사망자 10명 중 8명은 보차혼용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특히 폭 9m 미만 골목길에서 3118명(44.4%)이 사망해 보행자 교통사고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보차혼용도로 사고는 운전자의 과속 및 부주의, 불법 주정차 통행방해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도로 폭이 6~10m인 보차혼용도로 8개 지점을 대상으로 차량 주행 속도를 조사한 결과 도로 폭이 넓을수록 차량 주행속도는 높았고 평균 주행속도는 24.5km/h, 최고 속도는 37km/h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의하면 차량속도가 20km/h 초과하면 보행사망률이 증가한다.

아울러 2014년 1월부터 2018년 2월에 발생한 보행교통사고 영상 985건을 분석한 결과 운전자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가 전체 보행교통사고의 81.0%를 차지했다.

또 불법 주정차로 인한 통행방해(시야 가림, 길 가장 자리 통행 방해) 사고도 전체 보행교통사고의 55.5%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운전자 부주의와 불법 주정차에 의한 통행방해가 동시에 발생한 경우가 전체 사고의 45.8%를 차지해 이 경우 사고 위험성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삼성화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폭 12m 이상 넓은 도로의 경우 양측에 보도를 설치하고 필요시 선진국처럼 포켓형 노상주차장을 설치해 주차난과 주민 불편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차량속도를 감소시킬 수 있는 고원식 횡단보도, 고원식 교차로, 차로폭 좁힘 등과 제한속도 노면표시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폭 9m 미만 골목길은 보행자에게 통행 우선권을 부여하는 '보행자 우선도로' 도입, 제한속도 20km/h 이내 지정, 노면요철 및 칼라포장 등 도로 포장을 제시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보차혼용도로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도로기능에 따라 보도설치, 보행자우선도로 지정, 제한속도 하향 등 사람중심의 도로환경 개선 및 보행자 통행권 확보를 위한 지침과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며 "주거∙상업지역 내 보도가 없는 골목길은 독일, 영국처럼 도로폭에 따라 제한속도를 10~20km/h로 낮추고 보행자 교통사고 시 운전자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