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보선 後] 이해찬·황교안·손학규·이정미…손익 계산서는?
2019-04-04 17:55
이해찬, 전국에서 당선자 못내…황교안, 텃밭 통영에서만 승리
손학규, 리더십에 큰 상처 …이정미, 교섭단체 복원 시도할 듯
손학규, 리더십에 큰 상처 …이정미, 교섭단체 복원 시도할 듯
4·3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사실상 여야 무승부로 마무리 된 가운데, 각 당 대표들의 이해득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가 내년 21대 총선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 총선에 미칠 영향을 두고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에서 치러진 이번 보궐선거는 투표율 51.2%에 이를 정도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창원성산에선 더불어민주당과 단일화 한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당선됐고, 통영·고성에선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다. 바른미래당은 창원성산에 이재환 후보를 냈지만 득표율 3.57%라는 참담한 결과를 받았다.
각 당 대표들의 손익계산서를 들여다보자.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경우 국회의원 선거는 물론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내 내년 총선 PK(부산·경남)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했지만 성난 민심만 확인했다.
단일화를 했던 창원성산에서 한국당과 정의당이 0.5%(504표)차 접전을 벌인데다가, 기대를 걸었던 통영·고성에서는 약 23%(1만8592표) 차이로 크게 패배했다. 민주당의 동진(東進) 전략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특히 선거 막판 후보 지원 유세 등 선거의 판을 키워 야권의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소지역선거로 치러야 했다”며 “선거 지원을 안 가려면 끝까지 안 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어냈다면 ‘황교안 대세론’을 굳건히 할 수 있었지만 이에 미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경남FC의 홈구장인 창원축구센터에서 선거 유세를 해 구단이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받는 등 매끄럽지 못한 선거운동이 아쉬움을 남겼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창원축구센터가 위치한 창원 사파동에선 여영국 의원이 강기윤 후보를 약 1700표차 앞섰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가장 큰 상처를 입었다. 창원에 숙소까지 얻어 선거 초반부터 ‘올인’했지만 성과는커녕 한계만 노출했다. 이번 보선에서 제3당의 가능성을 찾으려 했지만 진보-보수 양측으로 결집된 민심만 확인했다. 민중당에게도 패배했다는 것 역시 큰 충격이다. 당장 4일부터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선 결과 등을 바탕으로 내년 총선이 팽팽하게 치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권심판론이 절반 정도 작동한 걸로 봐야 한다”며 “내년 총선에선 더 심해질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내년 총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팽팽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