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아야 산다"…금호, 알짜 자산 매각 불가피
2019-04-03 06:00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우량자산 매각, 노선 축소, 항공기 정리 등
산은 "아시아나 이행계획 받은 뒤 최종 결정할 것"
산은 "아시아나 이행계획 받은 뒤 최종 결정할 것"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알짜 계열사를 매각할 방침이다. 조속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금화가 빠른 우량 자산 매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 역시 6일로 예정된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MOU) 갱신을 앞두고, 아시아나항공이 내놓을 자구책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 에어서울, 금호리조트 등 현금화가 빠른 우량 자산 매각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3대 과제'를 제시했다. 항공운송에 필요하지 않은 우량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적자 노선, 노후 항공기를 정리해 부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박삼구 회장 퇴진 후 첫 조치로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정상화와 차입금 감축 과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자산으로는 아시아나IDT, 금호연건(중국)유한공사,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개발, 금호리조트, 에어서울, 에어부산, 웨이하이포인트호텔&골프리조트, 게이트고메코리아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알짜 항공사인 에어부산이 협상 테이블에 먼저 올라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4.17%를 보유하고 있는 에어부산은 지난해 매출액 6545억원, 영업이익 205억원을 기록했다. 보유 항공기는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전대리스한 A321-200, A320-200 등 25대다. 매출액이나 보유 항공기 모두 업계 4위권 수준이다. 거점공항인 김해국제공항에서의 여객 점유율도 34.9%로 1위다.
아시아나항공의 적자사업부도 이번 기회에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끌어모을 수 있는 현금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현재 업계에서 언급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종속기업인 금호연건(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3억원, 금호홀딩스는 42억원, 웨이하이포인트호텔앤드리조트는 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에어부산 관계자는 "매각 가능성은 시장에서 나오는 얘기로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진행되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구책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회사의 운명을 쥐고 있는 산은 등 채권단의 입에도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산은 등이 금호 측이 제시한 자구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추가 자금 유출 등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안도 채권단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박삼구 회장의 금호고속 지분 등 추가 사재출연 방안도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산은 관계자는 "아직 아시아나항공 측에서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며 "기사에 나온 한 사장의 얘기만으로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MOU는 만기라는 개념보다 협의의 개념이기 때문에 6일 이후에도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산업은행은 금호 측의 정상화 이행계획을 전달받은 뒤 이달 안에 채권단 회의 등을 진행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자산 매각뿐만 아니라 항공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장기적인 활로도 모색할 방침이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인 에어버스 A350 7호기를 도입했다.
한 사장은 전날 발표한 담화문에서 경영 위기 타개를 위한 '3대 중점 과제'를 제시하며 그 중 하나로 비수익 노선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항공기 운영 대수를 축소, 수익성 위주의 노선 체계로 재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