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4월 쾌조로 출발…실적부진, 대주주 매도 등 리스크도
2019-04-02 10:48
제조업 지표 호전, 지준율 인하 기대감 크지만 리스크도 존재
기관들, 4월 '완만한 상승장' 이어갈듯
기관들, 4월 '완만한 상승장' 이어갈듯
상하이종합지수를 비롯한 중국증시가 4월에도 강세장을 이어갈 수 있을까?
중국 대다수 기관들은 최근 들어 경기 부양책 효과로 경제지표가 호전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4월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기대감도 커지는 등 중국 증시에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할 요소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올 1분기 기업 실적 압박이 여전하고, 최근 상장사 대주주들이 줄줄이 지분을 내다파는 등 리스크도 어느 정도 존재하는 만큼 4월 한달 중국 증시가 완만한 불마켓, ‘만뉴(慢牛느린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린룽펑 중국 국태군안증권 연구소 수석 애널리스트는 2일 21세기경제보를 통해 "시장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2분기 중국증시가 완만한 강세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 4월 첫 거래일 '쾌조 스타트'···中 제조업 지표 호전 덕분
상하이종합지수는 1일 2.58% 상승한 3170.36로 마감하며 강세장으로 새로운 한달을 시작했다. 이날 선전성분지수와 창업판지수 상승폭도 각각 3.64%, 3.98%를 기록했다.
쾌조로 한달을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중국 제조업 지표가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호전세를 보인 덕분이었다.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5로 4개월 만에 확장세로 전환됐다. 민간 기관인 차이신이 발표한 제조업 PMI 역시 50.8로 전달 49.9를 대폭 상회하고, 시장 전망치 50을 크게 웃돌았다.
◆4월 중·하순 지준율 인하설 '솔솔'
여기에 더해 최근 중국 통화당국이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도 호재다.
지준율이란 금융기관이 예금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급준비금 비율이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시중은행이 예치해야 할 돈이 줄기 때문에 그만큼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나는 만큼 경기부양책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지준율 인하를 단행해왔다.
시장은 인민은행이 이달 중으로 지준율을 인하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중신증권은 경제 펀더멘털, 유동성 부족 등의 상황으로 봐서 2분기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비교적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준율 인하는 1분기 경제성장률 수치가 발표된 이후인 4월 중순에서 하순, 혹은 2분기 말이 유력하다고도 했다. 톈펑증권도 4월 말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1분기 경제지표가 예상 밖으로 저조하다고 판단될 경우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수 잇다는 얘기다.
시장에 워낙 기대감이 높다 보니 지난 달 29일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이르면 4월 1일 지준율을 인하할 것이란 소문이 시장에 파다하게 퍼져 인민은행이 이날 밤 직접 나서서 소문을 부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 상장사 실적압박, 대주주 매도물량 확대 등 리스크도
다만 중국 경기 둔화세 속 1분기 중국증시 상장사 실적 압박은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상하이·선전증시 상장사 644곳이 1분기 실적예비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중 실적 하락이나 적자를 예고한 상장사가 258곳으로 40%를 차지했다. 이는 앞서 2018년 34%, 27%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심지어 22개 상장사는 올 1분기에만 1억 위안 이상의 손실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주요 주주들의 매도세도 거세다. 중국 증시 가파른 상승에 따른 차익매물이 줄줄이 쏟아지고 있는 것.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상하이선전증시 802개 상장사 대주주들이 지분을 매도했다. 이는 전년 같은기간보다 79%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대주주 매도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중국증시에서 투자등급 하향, 혹은 매도 보고서가 쏟아지는 것도 중국증시 상승세에 제동을 걸 것이란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3월 한달 중국증시에서는 모두 84개 상장사에 대한 투자등급 인하 혹은 매도 보고서가 발표됐다. 통신은 이는 해당 수치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최고치라고 전했다.
그동안 중국 증권사들이 매수 권유나 투자등급 상향조정 보고서만 쏟아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움직임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 매도 물결이 촉발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8일 중국 화타이증권이 중신건설증권에 대해 '매도'의견을 제시, 주가 목표치를 전날 종가의 절반 수준으로 제시했다. 해당 보고서 발표 당일 중신건설증권 주가는 10% 하한가까지 하락, 11거래일간 무려 무려 23% 가까운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동안 증권사 매도 보고서를 자제시켰던 중국 당국은 오히려 이를 지지하는 모습이다. 이후이만(易會滿)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은 지난 15일 증권사들이 매도보고서를 낸 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이라고 밝힌 것. 이를 두고 당국이 중국 증시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시장은 풀이했다.
실제로 올 1분기에만 상하이종합지수가 23.93% 오른 것을 비롯, 선전성분지수와 창업판 지수도 각각 36.84%, 34.43% 오르며 중국증시는 가파른 상승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