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중국의 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군의 전투기 2대가 해상 군사분계선에 해당되는 대만해협 중앙선을 넘어 대만 영공에 침입하자, 대만이 강력히 항의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이날 중국군 젠(殲·J)-11 전투기 2대가 전날 오전 11시 대만해협의 중앙선을 넘어 대만 서남해역 상공을 침입했다고 밝혔다. 해당 전투기들은 대만군이 전투기를 출동시키고, 경고 방송을 하는 등 조치를 취하자 되돌아 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대만 인근 해상에 군함을 보내는 등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인 도발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전투기가 대만해협 중앙선을 넘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가장 마지막은 2011년으로, 당시 중국군 전투기는 인근 미국 정찰기에 대응하기 위해 의도치 않게 중앙선을 넘었다.

그러나 이번 중앙선 침범은 중국의 고의적 행위라고 대만은 비난하고 있다. 알렉스 황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중국 전투기의 중앙선 침범은 매우 도발적”이라며 “중국과 대만의 현 상황을 매우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대만 외교부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젠-11 전투기가 대만해협 중앙선을 넘은 것은 의도적이고 무모하며, 도발적인 행동”이라며 “우리는 주변국들에 이러한 중국의 행동을 알렸다”고 전했다.
  중국 전투기의 이번 도발은 앞서 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지 7일만에 이뤄지면서 미국과 대만의 밀착이 중국 심기를 건드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25일 미국 국방부는 자국 해군이 보유한 이지스 구축함 커티스 윌버함과 연안경비대 소속 버솔프 경비함(4천500t급)이 이날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미국 함정들의 대만해협 통과는 중국과의 긴장을 높이는 위험을 안고 있지만, 중국과 갈등 중인 대만에 대해 미국의 지지 의사를 보여주는 성격도 있다.

이와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대만이 록히드마틴에서 제작하는 F-16V 전투기 60대의 구매 요청한 것을 사실상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 미국과 대만의 밀착이 ‘눈엣가시’일 수 밖에 없다. 미국이 대만을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가 대만을 지지하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면서 “중국 정부의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대만문제 개입에 대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길 바란다”며 “대만 관련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