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오롱그룹, 플라스틱-獨 바스프 재맞손 왜?
2019-04-01 06:00
코오롱그룹이 코오롱플라스틱과 바스프간 POM 합작생산 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한 것은 성공적인 협력을 지속해 글로벌시장 지배력을 끌어 올리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코오롱바스프이노폼' 성공 이어간다
31일 코오롱그룹에 따르면 최근 코오롱플라스틱은 오는 2023년까지 매출액 2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배경은 코오롱플라스틱과 바스프간 합작법인인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의 성공에 기인한다.
실제 지난해 코오롱플라스틱은 3213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합작법인을 포함한 POM 매출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협력이 기대 이상이었던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POM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전세계적 트렌드인 경량화에 맞춰, 자동차 부품, 건설, 전기전자 등 제조업 대표 업종을 중심으로 무게가 가벼운 POM 구매를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에 따르면 오는 2023년 글로벌 POM 수요는 16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42만t이었던 2018년도 보다 약 13% 증가한 것이다.
코오롱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번 2차 POM 합작생산 공장이 준공되면 전세계 POM 생산량 기준 세계 1위에 올라설 것이란 게 내부 판단"이라며 "양사는 오픈 쉐어드 이노베이션(Open&Shared Innovation)을 통해 상호 윈-윈(Win-Win)해 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의(大義) 택한 코오롱...지역경제 '우선'
애초 코오롱그룹은 코오롱플라스틱의 POM 생산공장을 해외에 세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왔다. 생산 거점을 늘려 현지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코오롱그룹이 경북 김천에 공장을 추가 준공키로 한 것은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도 감안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업계 안팎에선 코오롱플라스틱이 이번 추가 공장을 세우면서, 희망퇴직한 코오롱패션머티리얼 직원 수백명 가운데 일부를 흡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다 새 공장에 투입될 인력을 추가로 선발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중요시 하는 일자리 문제 등에도 일조하는 이점이 있다. 이는 국내에서 반세기 동안 사업을 이어 온 코오롱그룹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와도 맞닿는다.
이에 대해 다른 코오롱그룹 고위 관계자는 "바스프는 한국에 거점을 두고 거래를 이어 가는게 세금 문제 등에서 유리하고, 코오롱플라스틱 고정비를 일부 보전받을 수 있다"면서 "이같은 각자 만의 이점이 있는 만큼, 이번 2차 JV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코오롱플라스틱의 매출 증대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