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분말로 만든 유기질 비료, 다음달부터 사용

2019-03-27 11:42
외국산 비료 '아주까리 유박' 대체 효과 기대
28일 고시 확정, 4월 말부터 시행

[사진=연합뉴스]


다음 달 말부터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건조분말을 유기질 비료로 사용하는 것이 허용된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와 함께 외국산 비료 대체 효과도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료 공정 규격 설정 및 지정'을 28일 확정 고시하고, 30일 뒤부터 시행한다.

개정 고시는 ▲음식물류 폐기물 건조분말을 유기질 비료의 원료로 허용 ▲석회 처리 비료의 품질 기준 강화 ▲모든 비료 원료에 비닐 등이 혼입된 이물질 기준 설정 ▲음폐수 사용 금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

황규석 농진청 차장은 "음식물류 폐기물 건조 분말을 유기질 비료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외국산 '아주까리 유박(깻묵)'을 대체, 국내 자원 재순환, 영농비 절감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많이 사용되는 아주까리 유박의 경우 ㎏당 150원인데 반해 음식물 폐기물로 만든 건조분말은 절반 수준인 ㎏당 30~80원에 불과하다.

품질면에서도 농업인들의 검증을 거쳤다. 건조 분말의 품질이 좋고 악취가 없어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음식물류 폐기물 건조 분말은 수분과 염분 함량은 낮고 비료 가치는 높아 유기질 비료 가운데 혼합유기질·유기복합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음식물 폐기물 건조분말을 두고 토양오염에 대한 우려가 컸던만큼 엄격한 품질관리가 필요하고, 이에 농진청은 품질 기준도 강화한다.

황 차장은 "건조분말 비료로 토양오염 분석을 한 결과 아주까리 유박 등과 성분은 비슷하고 오염은 없었다"며 "공정규격을 마련하고 관련 업체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염분은 퇴비와 같이 2% 이하로 엄격하게 제한했고, 수분도 15% 이하로 규제했다.

석회 처리 비료는 품질 기준을 강화해 악취와 침출수에 따른 농경지 오염과 피해를 예방하도록 했다. 불량 석회 처리 비료를 막고자 수분 함량은 50%에서 40%로 낮췄고, 생석회를 25% 이상 넣도록 의무화했다.

또 악취 발생 우려가 있으면 유통하지 못하게 하는 '안정도 기준'을 정하고, 관련 기준을 퇴비 수준으로 강화했다.

모든 비료 원료에 섞일 수 있는 이물질 기준도 정했다.

황 차장은 "현재 이물질 기준이 없어 비닐 등이 농경지에 뿌려져 토양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를 막고자 모든 비료 원료는 유리·플라스틱·금속·뼈·은박·종이 등 2㎜가 넘는 이물질이 섞이지 못하도록 제한해 0.5% 이상의 이물질이 혼입될 수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물질 가운데 특히 비닐은 0.2%만 넘어도 유통을 제한한다.

한편, 음식물류 폐기물을 짜고 남은 물인 음폐수를 비료 원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마련됐다.

그러나 정부의 친환경 바이오가스 에너지 정책을 고려해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에서 가축분뇨발효액 비료를 생산하는 경우만 전체 원료의 30% 이내에서 음폐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앞으로 비료의 원료를 비롯해 생산·유통·판매 과정을 알 수 있도록 비료관리법과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하는 등 사후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황 차장은 "업체 단속 등과 관련해 공정 규격은 농진청, 품질 관리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담당해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환경부는 폐기물 재활용 제품의 생산, 유통, 판매 정보를 '올바로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음식물류 폐기물 건조 분말로 만든 비료로 가축분 퇴비 사용이 줄어들지 않도록 가축분 퇴비 활용 확대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