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에 빠진 韓 대기업들”...SAP 클라우드 IT 솔루션, 현대차에 들어간다

2019-03-27 11:40
삼성 SK LG 등 대기업도 IT 시스템 클라우드화 나서

현대·기아자동차(이하 현대·기아차)가 IT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한다. 삼성과 SK 등 국내 대기업들도 주요 IT 시스템을 클라우드화해 비용 절감, 업무 효율화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SAP코리아는 현대·기아차가 자사의 클라우드 기반의 ‘전사적 자원 관리(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이하 ERP)’ 플랫폼을 도입했다고 27일 밝혔다.

ERP는 공장의 생산과 물류, 재무, 구매, 회계 등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SAP는 이 분야의 글로벌 1위 기업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클라우드 기반의 ERP 도입을 공식화한 것은 현대·기아차가 최초다. 현대·기아차는 우선 글로벌 39개 공장, 계열사 등에 흩어진 데이터베이스(DB)를 이번 ERP로 일원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는 “현대·기아차의 이번 결정은 디지털 변혁의 분야에서 글로벌 유수의 자동차업체보다 한발 앞선 선도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투자”라고 강조했다.
 

SAP코리아는 현대·기아차가 자사의 클라우드 기반의 ‘전사적 자원 관리(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이하 ERP)’ 플랫폼을 도입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정식 현대·기아차 ICT본부장(왼쪽)과 이성열 SAP 코리아 대표가 이날 파트너십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AP코리아]

SAP가 이번에 현대·기아차에 제공하는 플랫폼은 ‘SAP HANA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이하 SAP HEC)’ 기반의 솔루션을 포함한다. SAP HEC는 인메모리 DB 플랫폼인 SAP HANA가 기반이다. SAP HANA는 하드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해 관리하는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달리 주기억장치(메모리)에서 바로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처리와 분석, 실시간 인사이트 도출 면에서 속도가 빠르다.

현대·기아차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IT 시스템을 전환하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이전 대비 50% 정도 관련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식 현대·기아차 ICT 본부장(전무)은 “DB 통합은 연내 추진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ERP 완전 전환은 7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DB를 한 곳에서 관리하면 운영 인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개선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과 SK와 LG 등 주요 대기업도 주요 IT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ERP를 클라우드화 하는 데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도 ERP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LG그룹 또한 2023년까지 계열사에 클라우드 기반 IT 시스템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IT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기반의 IT 시스템 전환은 신속성과 확장 가능성, 비용 효율 등의 장점이 커 필수불가결한 시스템적 요소로 자리를 잡았다”며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글로벌 경쟁을 하기 위해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