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 “내면의 선•사회의 선 넘어보자는 데에서 시작”

2019-03-26 17:01
'놋', 5월23일과 24일 세종대극장

[정혜진 단장.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우리 스스로가 만든 내면의 선, 사회의 선을 넘어보자는 데에서 이 작품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1월 서울시무용단장으로 새로 부임한 한국무용가 정혜진이 ‘거기 아무도 없어요(N.O.T-No One There)?’의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서울시무용단은 26일 서울시무용단 연습실에서 〈놋-N.O.T〉(이하 ‘놋’)의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놋’은 오는 5월23일과 24일 세종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서울시무용단원 전원이 참석해 한국무용의 기본이 되는 꼭두각시를 기본 동작으로 한 ‘각자의 언어’, 오고무 몸짓을 소재로 한 ‘함성’ 등 30여 분 간 ‘놋’의 주요 장면을 시연했으며, 예술감독과 안무를 맡은 정혜진 단장과 오경택 연출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놋’은 치매에 걸린 80살의 할머니가 10살 소녀가 되어 한국전쟁 당시 헤어진 아빠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70년의 세월을 건너 뛴 세상은 혼란의 연속이다. 소녀가 바라본 세상은 스마트폰으로 인한 대화 단절, 음악조차도 괴리한 청년층과 기성세대, 미투운동 속 사회의 갈등. 권력을 가진 자들의 갑질 등 갈등으로 가득하다.

작품은 전쟁을 거친 사람들의 전쟁 같은 삶 속에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통의 현상을 바라보며 넘을 수 없는 선을 극복하고 상생의 길을 찾고자 한다.
 
서울예술단과 정동극장에서 독창적인 브랜드 작품을 만들며 한국무용의 저변을 확대하고 이끌었던 정 단장은 서울시무용단과 함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게 하고 있다.

정혜진 단장은 “한국 전통무용을 기본으로 현대적인 움직임을 넣어 우리의 춤으로 만들었다. 간결하면서도 역동적인 공간성을 확보하는 무대와 색감을 활용한 영상, 기하학적인 그림을 연출한 의상, 전통악기를 이용하되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지는 음악 등이 주제의식을 뒷받침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놋’의 연출은 최근 뮤지컬 ‘레드북’으로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연출상을 수상한 오경택이 맡았다.

오경택 연출은 “주로 연극과 뮤지컬의 연출을 맡아왔지만 무용 역시 무대 예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춤에 있어 드라마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정혜진 안무가와의 작업은 더 큰 시너지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