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유럽 '일대일로' 외교…마크롱 설득할까

2019-03-25 10:02
이탈리아 황제급 예우...프랑스 난항 예고
외신 "이탈리아 우군하나로 中 중국몽 실현 어려워"

유럽 순방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세일즈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일대일로의 양방향 접근을 강조하는 프랑스 정부를 설득하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25일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의 인터넷판인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유럽을 순방 중인 시 주석이 24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남부 니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는 모나코 정부 대변인과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부 장관 등 프랑스와 모나코 고위급 인사들이 시 주석 일행을 맞았다.

시 주석은 프랑스 남부 지역 니스에서 멀지 않은 모나코 공국을 방문해,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과 부인 샬린 공주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모나코 정부 대변인은 중국과 모나코 양국은 경제·환경 관련 이슈와 관련해서 양자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우)이 니스 인근의 볼리외 쉬르 메르에 있는 만찬장인 빌라 케릴로스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시 주석은 저녁에는 보로쉬르메르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가졌다. 앞서 중국 정부 관계자는 "이번 만찬에서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이 양국은 물론, 중국과 유럽 관계, 국제적 이슈 등과 관련해서 의견 교환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25일에는 양국 정상은 프랑스 수도인 파리로 함께 이동한 뒤 시 주석의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프랑스와 중국은 이번 시 주석의 국빈 방문 기간 원자력·항공·클린에너지 계획과 관련해 여러 비즈니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협력 강화에 합의할 것이라고 매체가 전했다.

26일에는 시 주석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 등과 파리에서 만나 내달 예정된 EU-중국 정상회의에 앞두고 무역·기후변화 대책 등 주요 이슈를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이탈리아, '일대일로' 양해각서 서명[사진=AP·연합뉴스]

앞서 시 주석은 로마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일대일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동맹국들의 반대에서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서유럽 국가로 처음이자 주요 7개국(G7) 최초로 일대일로에 참여했다.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는 시진핑 주석이 내세우는 '중국몽' 실현을 위한 큰 성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유럽 국가 중에서는 동유럽이나 그리스, 포르투갈 등 비주류 국가들만 일대일로에 동참했었기 때문.

다만 시 주석이 다음 행선지인 프랑스 방문에서도 일대일로 외교에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프랑스는 그동안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21∼22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이탈리아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며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를 비난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프랑스도 중국과 경제협력 확대를 원하지만 이탈리아처럼 일대일로 참여 MOU를 체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대일로와 관련해 중국 일방주의가 아닌, 양방향 접근이 중요하다는 게 프랑스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마크롱 대통령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들은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중국이 경제와 무역을 타깃으로 한 구상이라고 재차 밝혀도 이들 국가에서는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지정학적, 군사적인 확장을 꾀하려 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이에 이탈리아가 중국의 확장 정책에 '트로이 목마'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를 계속해서 반대해왔다.

일부 외신에서는 중국 전문가를 인용, 시 주석의 중국몽이 일장춘몽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미국을 뛰어넘는 초강대국으로 도약해 세계 질서의 패권을 가지려는 중국몽은 아무리 이탈리아라는 든든한 우군만을 확보해선 실현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