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 대신 실력으로, 클라우드 전환 위한 LG CNS의 파격 실험

2019-03-24 10:12
LG CNS 실력 위주 애자일 조직 '클라우드전환 혁신추진단' 설립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와도 협업, 오픈 이노베이션 강조
LG그룹 90% 클라우드로 전환, 디지털 혁신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

LG CNS 김영섭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클라우드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LG CNS 제공]

연공 서열 대신 실력 위주로. LG CNS가 변하고 있다. 과거 SI(시스템 유지보수) 업계는 얼마나 일했냐에 따라 직급과 연봉을 주는 연공 서열제를 채택하고 있었다.

이제 다르다. LG CNS는 3년 전부터 실력에 맞춰 직급을 줬고, 그 성과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가 '클라우드 퍼스트' 시대 대응을 위한 '클라우드전환 혁신추진단'이다.

LG CNS는 SI에서 클라우드 위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며 올해 초 클라우드전환 혁신추진단을 설립했다.

클라우드전환 혁신추진단은 LG CNS 사내 구조 혁신을 위한 애자일(agile) 조직이다. 팀내 경계를 허물고 특정 목표 달성을 위해 빠르게 뭉쳤다 흩어진다. 고객과 파트너들이 원하는 결과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내놓는 것이 목표다.

이들의 행동 기저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깔려 있다. LG CNS는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을 홀로 수행하지 않는다.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와 국내외 클라우드 전문 강소기업과 함께 한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엠보틱스(캐나다), 메가존, 유엔진 등이 LG CNS의 파트너들이다.

향후에는 단순 파트너십을 넘어 지분투자, M&A, 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통해 클라우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성원은 약 150명이다. LG CNS 내부 직원 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와 파트너들도 포함되어 있다. 구성원은 상황에 맞춰 빠르게 변한다. 특정 프로젝트가 생기면 이에 걸맞는 내외부 구성원들로 팀이 꾸려진다.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마무리되면 팀은 해체되고 팀원들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아 떠난다.

클라우드전환 혁신추진단은 LG CNS 사옥이라는 닫힌 공간에 있지 않다. 공유오피스 위워크 서울스퀘어점에 위치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팀원, LG CNS의 협력 파트너, 프로젝트를 의뢰한 고객 모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열린 공간에서 함께 협의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물을 도출하라는 의도다.

김영섭 LG CNS 대표이사는 "클라우드는 AI, 빅데이터, IoT 등 4차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서비스"라며, "LG CNS는 SI를 벗어나 퍼블릭(외부) 클라우드를 활용해 기업들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클라우드 전문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퍼스트로 기업 체질 전환을 위해 LG CNS는 현재 200명 수준인 클라우드 인력도 올해 말까지 500명 규모로 확대한다. 정우진 클라우드사업담당 상무가 외부에서 영입된 클라우드 전문 인력의 대표적 사례다. 정 상무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에서 기업 클라우드 전환 컨설팅 분야 전문가로 일했다.

LG CNS는 LG 그룹의 클라우드 전환 및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컨트롤타워 역할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2023년까지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LG계열사 인프라의 90% 이상을 클라우드로 전환한다. 70%는 외부 퍼블릭 클라우드로, 20%는 사내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구성한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서비스 최적화와 의사결정 속도 강화에,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보안 및 지적재산 보관에 활용된다.

LG CNS는 체질 전환을 통해 2021년까지 클라우드 매출, 시장점유율, 기술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아태지역 톱3 클라우드 사업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