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소주제로 본 현대미술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展
2019-03-22 13:43
거장의 수식어는 특별하다. 현존하는 동시대 예술가 중 가장 영향력 있고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작가인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이 눈앞에 펼쳐진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영국 테이트미술관과 공동 기획으로 데이비드 호크니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데이비드 호크니’를 22일부터 8월4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개최한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영국 테이트미술관이 기획한 '데이비드 호크니'는 회화와 드로잉, 판화 133점으로 구성된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1954년 초기작부터 현재까지 변천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테이트 컬렉션 중 1점을 제외한 나머지가 서울에 왔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폭넓게 사랑을 받아온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80세 생일에 맞춰 2017년부터 1년간 영국 테이트미술관, 프랑스 퐁피두센터,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순회한 회고전에서 100만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2018년 ‘예술가의 자화상(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이 약 1019억원(약 9030만 달러)에 경매에 낙찰되며 인기와 예술적 가치를 반증했다.
이번 기획전 ‘데이비드 호크니’는 일곱 개의 소주제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기’, ‘로스앤젤레스’, ‘자연주의를 향하여’, ‘푸른 기타’, ‘움직이는 초점’, ‘추상’, ‘호크니가 본 세상’으로 구성됐다.
호크니는 1964년부터 호크니는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 인근에 거주하며 이 도시를 그리기 시작한다. 뜨거운 햇빛과 자유로움을 발산하는 로스앤젤레스에 완전히 매료된 호크니는 묘사에 관한 문제에 계속해서 몰두했다.호크니가 공들여 그린 물살은 우연성에 대한 탐구로 볼 수 있다. 직접 본 물살의 세밀한 표현이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클라크 부부와 퍼시’(1970~1)의 등장인물들은 거의 실물 크기로 제작되어 마치 관객이 서 있는 실제 공간에 대상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이승아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는 “ '클라크 부부와 퍼시'는 평소 가까웠던 유명 패션디자이너 부부를 그렸다. 친밀한 사이였기 때문에 인물의 성격까지 세밀하게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1973년 피카소가 사망한 이후 그의 화풍과 예술 세계가 호크니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푸른 기타’(1976~7) 시리즈에서는 피카소에 대한 호크니의 경외심과 탐구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이후 실험적인 작업을 한다. 1980년대 호크니는 작품 스타일과 매체 면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며 계속하여 다작을 이어간다. 사진, 연극 무대 디자인, 중국의 회권(두루마리 회화)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면서 일시적으로는 판화로 관심을 돌려 입체주의, 회화 공간, 3차원 공간에서 일어나는 여러 다른 실재들을 2차원 평면에 어떻게 재현하는가 하는 문제에 집중하게 된다.
1990년대 초, 카메라가 세상을 동질화하고 능동적으로 보는 행위를 퇴화시킨다고 결론을 내린 호크니는 세계를 묘사할 수 있는 실험적인 방식들을 계속해서 모색했다.
‘추상’ 섹션의 작품 ‘다른쪽’(1990~3)에서 볼 수 있듯 이 시기에 호크니는 추상적 패턴과 형태가 조합된 이미지로 회귀했다.
‘호크니가 본 세상’에서는 21세기 전환기에 제작된 그랜드 캐니언 풍경화와 고향 요크셔로 돌아가 탄생시킨 거대 규모의 요크셔 풍경화 작품을 소개한다. 207 x 744.2cm의 ‘더 큰 그랜드 캐니언’은 크기와 강렬한 색채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최근작인 ‘2017년 12월, 스튜디오에서’(2017)는 3000장의 사진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이어 붙여 제작한 하나의 사진 드로잉 작품이다. 지금까지의 호크니의 작업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최근 호크니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간과 공간의 확장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 신임 관장은 21일 “데이비드 호크니는 국내에서도 유독 인기가 많은 작가다. 이번 전시는 195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면모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