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텐센트 실적 발표에 쏠린 눈
2019-03-21 11:03
지난해 3분기 실적 증가세 이어갈 수 있을까
온라인광고·클라우드···게임사업 부진 메꿔줄까
텐센트 주가 향방은···
온라인광고·클라우드···게임사업 부진 메꿔줄까
텐센트 주가 향방은···
중국 인터넷공룡 텐센트가 21일 홍콩증시 장 마감후 발표할 지난해 4분기 실적보고서에 시장의 눈길이 쏠린다. 중국 정부의 게임 판호 심사 재개, 넥슨 인수전 참여, 인력 감원설 등 텐센트를 둘러싼 각종 악재, 호재가 쏟아지는 가운데 발표되는 것이기 때문.
◆ 지난해 3분기 실적 증가세 이어갈 수 있을까
중국 광파증권은 당국의 게임 판호 심사 중단 등 영향으로 4분기 순익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광파증권이 전망한 텐센트의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한 4분기 매출과 순익 증가율은 각각 24.5%, 11.7%다.
구체적으로 모바일게임과 PC 게임 매출이 전 분기 대비 각각 11%, 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3월부터 신규 게임이 잇달아 출시되며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광파증권은 이로써 지난해 텐센트의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순익이 771억 위안(약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19, 2020년 순익도 각각 919억, 1136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며, 중장기적으로 텐센트 주식에 대한 '매입'의견을 유지하고 주가 목표치도 395홍콩달러(약 5만6600원)로 상향조정했다.
중국 동방재부망도 여러 기관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텐센트의 지난해 순익이 Non-GAAP 기준으로 전년 대비 11.5~21.1% 증가한 725억8500만 위안~788억5100만 위안 사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간치로 따져본 순익은 전년 대비 17% 늘어난 761억9700만 위안 정도다.
구체적으로 골드만삭스는 Non-GAAP 기준 텐센트의 지난해 순익이 763억7100만 위안으로, 17.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던전앤파이터(DNF)', ‘리그오브레전드(LoL)’, '크로스 파이어'까지, 3개 온라인게임 선방에 힘입어 텐센트의 지난해 온라인게임 매출이 성장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경기둔화 등 이유로 광고매출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텐센트 광고 매출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했다.
UBS는 텐센트 지난해 Non-GAAP 순익이 762억4800만 위안으로, 17.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게임 판호 발급 중단으로 지난해 신규 게임이 출시되지 못해 모바일게임 사업이 위축됐다면서도 올해 하반기부터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 온라인광고·클라우드···게임사업 부진 메꿔줄까
최근 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텐센트의 이번 실적보고서 관전포인트로 게임사업, 온라인광고, 내부 조직개편 효과, 거시경제 영향 등을 꼽았다.
우선 텐센트의 '캐쉬카우'라 할 수 있는 게임사업 매출이다. 텐센트는 현재 중국 게임시장 점유율을 50%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게임공룡'이다.
중국 정부가 앞서 지난해 3월부터 약 9개월간 중단한 게임 판호 발급 심사를 12월부터 재개하긴 했지만 아직 텐센트가 미는 주력게임인 포트나이트와 배틀그라운드(모바일버전)은 심사 대기 중인 상태다. 신규 게임 출시가 미뤄지면서 지난해 4분기 텐센트 게임 매출에서 예전과 같은 실적 상승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게임 사업 부진을 메꿔주고 있는 게 온라인광고 사업이다. 앞서 지난해 3분기 텐센트 온라인광고 매출이 전체 매출 기여도는 20%에 달했다. 지난해 2분기 10%에서 두배로 오른 것이다.
중국 경기 둔화로 광고주인인 기업들이 광고지출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텐센트 온라인광고 매출이 안정적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건 텐센트의 '국민 모바일메신저'로 불리는 위챗 덕분이다.
위챗에서 우리나라 카카오스토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플랫폼인 ‘펑유취안(朋友圈, 모멘트)'과 '미니 앱'으로 불리는 샤오청쉬((小程序)로 광고 효과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안신증권은 위챗 광고 덕분에 텐센트의 지난해 4분기 광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178억 위안에 달할 것 전망했다.
텐센트 클라우드 사업부도 최근 회사 실적 상승을 견인하는 신 성장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NAR은 지난해 4분기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배 증가한 30억 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텐센트는 지난해 9월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사업 등과 같은 산업인터넷 사업 부문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등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 텐센트 주가 향방은···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게임사업 부진 등으로 고꾸라졌던 텐센트 주가는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말 250홍콩달러로 저점을 찍은 텐센트 주가는 현재 370홍콩달러로, 46% 올랐다. 중국 당국의 게임 판호 심사 재개로 게임 시장이 활성화하고 중국증시도 강세장을 이어가면서다. 여기에 앞서 텐센트가 우리나라 게임업체 넥슨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이달 초 전해진 것도 텐센트 주가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시장에서도 텐센트 향후 주가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텐센트에 '매입' 의견을 유지하며 주가 목표치를 400홍콩달러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텐센트 주가 목표치를 기존의 397홍콩달러에서 418홍콩달러로 높여잡고, '매입' 의견을 유지했다.
다만 최근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경기 둔화가 중국 인터넷 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텐센트도 경기둔화 타격을 피해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텐센트가 최근 중간급 관리자 200명을 감원 또는 직위 강등할 것이라는 소식이 시장에 돌기도 했다. 이를 통해 간부층에 '젊은 피'를 대거 발탁한다는 계획이지만 경기 둔화에 따른 대응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