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00兆 시장 ‘구독경제’…넷플릭스 바람에도 한국만 시큰둥

2019-03-18 06:00
세계는 구독료 내고 마음껏 이용 ‘구독경제’ 바람
“그게 뭔가요?” 한국만 정책적 관심 완전 배제

[연합뉴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구독경제가 세계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구독경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소유하지 않고 적은 금액을 지불한 뒤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중개자’의 개념이 강하지만, 원래 개별 상품 이상의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는 한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세계 구독경제 시장이 5300억 달러(약 602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인 주오라(Zuora)가 개발한 구독경제지수는 미국 소비판매지수보다 4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다소 생소한 ‘구독경제’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다. 신문이나 잡지를 정기구독하고, 매일 아침 우유를 배달받아 먹고, 정수기를 렌털해 사용하는 게 바로 구독경제다.

이 단순한 방식이 4차 산업혁명을 만나면서 유망한 성장 모델로 다시금 주목받게 됐다. 미국의 대표 구독경제 기업 ‘달러 셰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은 창업 4년 만에 질레트를 누르고 면도기 온라인 판매 점유율 절반을 차지했다.

미국에선 구독경제 모델이 음식료‧의료‧헬스케어 등의 분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월정액을 내면 운동을 하면서 관련 수업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원하는 시간에 병원을 가고 앱을 통해 수시로 의사의 상담을 받는 식이다.

특히, 사업영역의 한계에 봉착한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은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한 구독경제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느냐가 다양성을 원하는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 있는 모델로 꼽힌다. 국내에도 정기적으로 다른 옷이나 꽃다발을 배달해주는 구독경제 스타트업이 생겼다.

조혜정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구독경제 관련 보고서에서 “생계형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제품‧서비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유통플랫폼 및 소비패턴 변화 같은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정부는 구독경제 활용을 통한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정부는 구독경제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완전히 배제한 상태다. 현재 관련 산업에 대한 현황 분석이나 실태조사, 통계자료조차 전무하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구독경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