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던 ‘뱀직구’의 쓸쓸한 퇴장…임창용 현역 은퇴

2019-03-11 16:37


더 이상 마운드에서 ‘뱀직구’를 볼 수 없게 됐다.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43)이 24년간 입었던 프로야구 유니폼을 벗는다. 현역 연장 의지를 보였던 임창용의 쓸쓸한 퇴장이다.

임창용의 에이전트사인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은 11일 “임창용이 24년간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임창용 현역 은퇴.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시즌을 끝으로 KIA 타이거즈에서 방출된 임창용은 현역 연장 의지를 보였으나 끝내 러브콜을 받지 못했다. 야구계에서는 임창용의 기량에 대해 여전히 경쟁력 있는 투수로 평가했으나 그를 데려가겠다고 나선 구단은 없었다. 결국 임창용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임창용은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스타로 한국프로야구에 이름을 남겼다. 광주진흥고를 졸업한 임창용은 1995년 KIA의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24년간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오가며 프로 무대를 누볐다.

KBO리그에서만 통산 760경기에 출전해 130승 86패 258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개인 통산 100승과 200세이브를 동시에 넘긴 선수는 전 LG 트윈스 김용수(126승 227세이브)와 임창용 단 2명뿐이다. 또 임창용은 역대 최다승 7위에 올라 있고, 세이브 부문에서는 1위 오승환(277세이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임창용은 1998~1999년, 2004년, 2015년 구원왕에 올랐고, 특히 1999년에는 평균자책점 1위(2.14)에 오르며 ‘창용 불패’라는 수식어를 달고 대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임창용은 해외 무대에서도 족적을 남겼다. 2008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입단해 5시즌 동안 128세이브 평균자책점 2.09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고, 2013년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으며 빅리그도 경험했다.
 

[고개 숙인 임창용. 사진=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꿈틀대던 뱀의 꼬리가 잡힌 사건으로 임창용의 현역 선수생활도 발목이 잡혔다. 임창용은 2015년 정규시즌이 끝난 뒤 불법 해외원정도박 사실이 적발되면서 삼성에서 방출돼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후 KBO로부터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고 2016년 KIA에서 마지막 야구인생을 펼쳤다. KIA에서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오가며 전천후 활약한 임창용은 3년간 16승 14패 26세이브 13홀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라 생각했던 KIA와의 이별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임창용은 KIA에서 불화설에 휩싸이며 방출 당했다. 임창용과 2019시즌을 함께 맞이할 것으로 예상했던 KIA 팬들은 분노가 극에 달하며 ‘김기태 감독 퇴진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임창용이 지난 시즌 KIA의 성적 부진과 맞물며 도화선 역할을 한 셈이었다. 이 탓에 임창용의 은퇴식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임창용은 에이전트사를 통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니 시원섭섭하다”며 “갑작스레 은퇴를 결심하게 돼 향후 계획은 고민해볼 예정”이라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선수로서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한국 야구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주신 팬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끝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