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자율주행차 'A1(에이원)'이 일반 차량들과 서울 도심 도로 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ACE Lab'과 LG유플러스는 11일 한양대학교 서울 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초 5G 기반 도심 도로 자율주행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5G 자율주행차가 통제되지 않은 도심 도로에서 일반 차량들과 섞여 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1은 지난 2017년 말 경부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 실증에 나선 바 있다. 당시 A1은 420km 거리를 6시간 동안 달리며 자율주행 플랫폼 핵심기술의 안정성을 입증했다.

한양대와 LG유플러스는 보다 진화된 자율주행 및 통신 기술을알리기 위해 자율주행 시험도시나 외곽 지역이 아닌 혼잡한 도심 도로를 택했다. 다수의 일반 차량이 주행 중인 만큼 서울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위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전·후·측방 차선 변경, 끼어들기 등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율주행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선우명호 한양대 ACE Lab 교수는 "5G 자율주행차는 교통체증 해소, 안전사고 예방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약체"라며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돕고 돌발 변수에 대응하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 궁극적으로 완전 자율주행(5단계)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4단계 '고도 자율주행' AI, 도심 도로 주행 성공
이날 시연을 선보인 A1은 미국 자동차 공학회(SEA) 분류 기준 4단계(고도 자율주행)에 가깝다. 4단계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 가능한 단계를 의미한다. 이는 사람이 타지 않고도 움직이는 무인차인 5단계 완전 자율주행에 가장 가까운 단계이기도 하다.

A1 운전석 탑승자는 '자율주행 모드 ON' 스위치를 누른 후 주행을 마칠 때까지 가속·제동 장치에서 손발을 뗐다. A1은 성수동 한강사업본부에서 출발해 강변북로-영동대교-올림픽대로-성수대교를 거쳐 서울숲 공영주차장에 도착하는 8km, 25분을 스스로 주행했다.

특히 강변북로에 진입하는 순간에 A1은 시속 60km 가량으로 달리는 일반 차량들의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고속화도로에 합류했다. 정체 구간에서도 주변 차량들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는 자율적 차량제어 기술을 선보였다.

강변북로를 달리는 동안에는 규정 제한 속도인 80km 이하를 준수했다. A1은 각 도로에 부착된 속도 제한 표지판을 스스로 읽고 이를 실제 주행 속도에 반영하는 기술을 갖췄다. 차량 간격은 주행 속도에 따라 다르게 유지했다. 급제동 시 제어할 수 있는 거리를 스스로 계산해 앞차와 안정적인 간격을 두는 방식이다.

일반 도심 도로인 영동대교에서는 전·후·측방 차량의 끊임 없는 차선변경, 끼어들기에 실시간 대응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주행 환경 인식'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차량에 장착된 라이다, 카메라, 레이다 등의 센서로 주변을 인지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해 주행 위험도를 판단하는 기술이다.

ACE Lab은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이 자율주행차 분야의 '알파고'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가 주행 도로·상황·변수 등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분석하며 끊임 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5G망 기반 끊김없는 콘텐츠 전송 시연 선보여

성수대교 북단에 들어선 A1은 주변 도로 상황을 인지해 예상 경로를 변경하기도 했다. 관제센터에서 5G망을 통해 목적지 주변의 사고 정보를 전달하자 차량 내부에서는 음성 알림과 함께 화면 표시가 나타났다. A1은 당초 진입 예정이던 서울숲 북측 입구를 대신해 동쪽 입구로 경로를 변경해 안내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자율주행차가 대중화 되면 각각의 차량들이 감지하는 현장 교통 정보를 관제센터에 전송하고, 관제센터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다시 각 자동차에 최적 주행 경로를 실시간으로 내려줘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돕는다"라며 "특히 수십·수백 만대의 차량과 대용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기 위해서는 '데이터 고속도로'라 할 수 있는 5G 통신망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연에서는 자율주행 기술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탑승자들이 운전에서 해방된 시간에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A1이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동안 시연자는 차 안에서는 5G 스트리밍 영상을 시청했다. 직접 가상현실(VR) 전용 헤드셋(HMD)을 착용하고 그랜드캐니언, 해양생태계, 아이돌 연습 등의 대용량 VR 콘텐츠를 지연이나 로딩 없이 실시간으로 이용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준비 중인 VR전용 플랫폼을 통해 △구글과 공동 제작한 독점 콘텐츠 △다양한 장르의 VR 영화 △아름다운 여행지 영상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공연 영상 △인터렉티브 게임 △VR 웹툰 등 양질의 가상현실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양대 시연장에서는 LG유플러스가 구축한 5G망과 자체 개발한 저지연 영상송신기를 통해 자율주행 모습의 실시간 중계가 이뤄졌다. 자율주행차 내부에 장착된 2대의 카메라가 주행 영상을 촬영하면 관제센터를 통한 5G망으로 지연없이 한양대까지 전송하는 방식이다. 관제센터에서는 자율주행차의 현재 위치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선우명호 교수는 "5G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 자율주행차 모델은 산학연 협력을 통해 기술 진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특히 통신-자동차 산업간 빠른 융합을 기반으로 궁극적으로는 운전대와 페달 없는 완전 무인차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은 "5G 통신망의 초저지연성(low latency)은 자율주행차의 안정성을 높여줄 핵심 요소로 꼽힌다"라며 "한양대학교 ACE Lab(에이스랩)의 앞선 자율주행 기술과 LG유플러스의 5세대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공동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