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 시즌 개막…‘창과 방패의 대결’ 후끈

2019-03-11 06:00

[자료=한국예탁결제원]

3월 ‘주주총회 시즌’의 막이 올랐다. 올해 주총은 여느 때와 달리, 주주들과 사측 간의 대립구도가 명확하다. 일부 행동주의 펀드들은 이번 주총 과정에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의지를 예고한 상태다. 필요시 대표이사 교체 등의 강경 조치도 필사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주총의 최대 격전지로는 한진칼과 현대자동차 등이 꼽힌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번주(11~15일)에는 총 119곳 상장사의 주총이 열린다.

국내 주요기업들의 주총 예정일은 △15일 LG전자, LG화학, 포스코, 기아차 △20일 삼성전자 △21일 SK이노베이션 △22일 현대차, 현대모비스 △26일 SK텔레콤, 현대중공업 △27일 대한항공, 한진 등이다.

올해 주총은 예년에 비해 특정일에 대한 ‘쏠림현상’이 완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탁원에 따르면 총 1619개사 중 △22일 313개사 △27일 239개사 △29일 307개사의 주총이 각각 열린다. 3일 동안에만 상장사 중 53.1%의 주총이 개최되는 셈이다. 주총 집중도가 50%대로 낮아진 것은 올해가 최초다.

다만, 2017년 말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 폐지에 따른 기업들이 의결 정족수 확보는 여전히 초유의 관심사다. 실제로 지난해 주총 시즌에는 56개 상장사가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감사를 선임하지 못한 바 있다.

올해 주총의 최대 격전지로는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 주총이 꼽힌다.

행동주의 펀드이자,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는 감사·이사 선임 및 이사 보수한도 제한 등의 안건을 제안했다. 한진그룹 회장인 조양호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의 이사 연임에 대한 반대 의사도 내비쳤다.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최근 한진칼 지분을 12.01%, 한진 지분을 10.17%까지 각각 늘렸다. 동시에 조 회장이 한진칼 지분 3.8%를 차명 소유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배구조 개선·배당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앞세워 주주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조 회장이 한진칼·한진·대한항공 3사 외 나머지 계열사의 임원직을 내려는 조치도 함께 실행할 것을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국민연금의 표에 따라 방향이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2대주주(지분율 11.56%)이자, 한진칼의 3대 주주(지분 7.34%)다. 앞서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 참여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다만, '이사 연임 반대'는 경영 참여에 해당되지 않는 만큼, 조 회장의 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은 있다.

22일 열리는 현대차 주총 역시 큰 관심사다.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8조3000억 규모의 고배당을 요구하며 압박에 나선 상태다. 아울러 양사에 각각 3명과 2명의 사외이사 선임도 요구하고 있어 실제 주총에서 어떻게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