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신용카드 혜택 줄여 제로페이 밀어주기 아니다"

2019-03-05 15:32
상인들 "제로페이 홍보 부족…결제과정 불편"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5일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을 방문해 제로페이 도입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신용카드 혜택을 줄여서 제로페이에 주는 것이 아니다. 신용카드가 걸어온 길을 제로페이도 걷는 것이다."

5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열린 제로페이 시연 현장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축소되며 제로페이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53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에 대해서는 축소 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과세·감면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정부는 제로페이에 소득공제율 40%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신용카드 혜택을 줄이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 장관은 이에 "새로운 결제 수단의 도입은 쉬운 것이 아니다. 신용카드도 도입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냐"며 "신용카드를 처음 도입할 때 소득공제 혜택을 줘서 사용을 유도했듯이 제로페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홍 장관과 함께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신원시장을 찾아 제로페이 결제 시연을 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이 대표는 제로페이로 고기를 구매하고, 박 시장은 떡을 사는 등 제로페이로 직접 결제를 해 보이며 홍보했다.

한편 시장 상인들은 제로페이 도입을 반기면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홍보가 부족하고 결제 과정이 불편해 사용자 유입이 어렵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신원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고모씨(54)는 "가게에 제로페이를 도입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홍보가 덜 돼서 딱 1명만 이용했다"며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큐알코드를 인식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가게가 안 바쁘면 기다리겠지만 명절 같은 때 손님이 줄을 서 있으면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어려움을 말했다. 또한 "돈이 바로 들어오는 현금과 달리 제로페이는 돈이 들어오는 데 하루 이틀 걸린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51)는 "한 달 전 가게에서 제로페이 결제를 시작했는데 결제 건수는 두 건"이라며 "시장에서 제로페이 구매 고객 수가 2명 이상인 가게는 드물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초기 단계여서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결제 과정이 복잡해서 고객이 귀찮아 할 것 같다"며 "결제 과정을 간편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