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내 1호 영리병원, 개설허가 취소절차 착수

2019-03-05 00:11
법정 개원기한, 4일자로 만료…제주도,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 진행

녹지국제병원 조감도[사진=제주도청 제공 ]

제주특별자치도가 제1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을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제주도가 녹지국제병원과의 전면전을 예고한 것이어서 향후 파장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초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에 위치한 녹지국제병원을 외국인 의료관광객만 진료하는 조건으로 개설을 허가했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기관)개설 허가 취소는 개설 신고나 개설 허가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않으면 가능하다.

제주도 측은 “녹지국제병원은 개설허가 이후 3개월간의 충분한 준비기간이 주어졌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개원하지 않아 개설 허가 취소 청문 내용을 담은 공문을 4일 발송했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도는 녹지 측이 내국인 진료제한 조건부 개설 허가 취소 소송 이후, 최근에는 개원 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등 입장을 번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와 녹지국제병원은 개설 허가 이후 ‘내국인 진료’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제주도가 내국인 진료를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밝히자, 녹지국제병원이 이 같은 조건을 취소하는 소송을 지난달 14일 제기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녹지국제병원은 돌연 “행정소송과 별개로 제주도의 개설 허가를 존중해 개원에 필요한 사항에 대한 준비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있다”며 개원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전에는 녹지국제병원에 조건부 허가 전 비영리법인 전환 등의 대안을 수차례 제시했으나, 녹지 측이 이를 거부하고 조속한 허가여부 결정을 해달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지난해 10월 8일 제주도청에서 구샤팡 녹지국제병원 대표이사와 면담을 갖고 “도는 공론조사위원회의 권고를 존중해야 하는 입장으로, 비영리병원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달라”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이에 구샤팡 녹지국제병원 대표이사는 “병원 개원 준비에 따른 비용 부담과 (비영리로는) 투자 유치에 영향이 있다”며 제안을 거절했다.

제주도는 5일부터 청문주재자 선정과 처분사전통지서(청문실시통지) 교부 등을 거쳐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 실시를 위한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제주도 측은 “녹지국제병원이 조건부 개설허가 처분 전에는 제주도 대안 마련 협의에 아무런 성의 없이 조속한 결정만 요구했다”며 “그리고 조건부 개설허가 처분 후에는 제주도와의 모든 협의를 일체 거부하다 개원 시한 만료가 임박하자 계획을 새로 세우고 있으니 개원 기한을 연장해 달라는 등 전혀 타당성이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녹지국제병원 측이 소송을 제기한 부분은 법률 전담팀을 꾸려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고, 이와는 별도로 청문은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히 실시할 방침”이라며 “녹지국제병원 측도 허가취소처분과 관련된 입장이 있다면 앞으로 청문절차에서 이야기 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