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검찰 내부 성폭력 사건 실명 거론한 이유는?

2019-03-04 10:08

임은정 검사[사진=연합뉴스 제공]

검찰 내부에서 성폭력 문제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면 현직 검사장 실명을 거론한 임은정 청주지검 부장검사가 또 다시 공개적으로 검찰을 비판했다.

임은정 검사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늘 휴가를 내고 방송에 나왔다"며 "오래 전부터 나오고 싶었는데 그동안 위에서 결재가 안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무슨 말을 할지 뻔하니까, 시한폭탄이니까 가둬두려고 했던 것이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과거 서울남부지검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015년 2월 인사 이동으로 A부장검사, B귀족검사가 남부로 갔는데 A부장검사 같은 경우에는 술자리마다 돌아다니면서 여검사들을 공연히 추행했다"고 설명했다. 

임 검사는 "2016년 자살한 고(故) 김홍영 검사가 2015년 4월 1일 남부에 부임했는데 같은 달 9일 첫 환영 회식에서 추행이 일어났다"며 "김홍영 검사가 이후 문제되는 부장이 또 상관으로 오니까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추행 사건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하고 대검에서 조사를 했는데도 덮였다"며 "남부와 대법원 모두 거짓말했다. 김 검사가 검찰이 이 지경인 것을 보고 어디에 문제제기를 했겠나. 결국 자살한 것이다"고 꼬집었다.

서 검사는 또 "A부장검사의 경우는 회식 장소에서 공연히 여자 수사관이나 심문관들 앞에서 언어 희롱도 너무 심해서 그분들이 문제 제기를 했다"며 "자체 조사를 하니 A부장검사가 문제가 아니라 B가 문제다. 이러면서 B검사는 갑자기 장기 휴가를 갔다"고 했다. 이어 "B검사 같은 경우에는 귀족검사로 통진당 해산 TF로 있으면서 당시 황교안 장관의 총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최근 이들의 실명을 거론한 기고문을 쓴 것에 대해 "2007년 서지현 검사 사건 때도 서 검사가 2차 피해가 겁이 나서 진술을 거부해도 목격자들이 있으니까 감찰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 최교일 당시 검찰국장이 방해하니까 감찰 담당관실에서 그걸 덮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내부에 여성들도 당연히 보호받지 못할 것이고 이런 검찰에서 성폭력 수사를 하는데 대한민국 여성들이 어디서 수사를 받겠냐"며 "성인지 감수성 전혀 없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문제 제기를 했다"고 했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최근 경향신문에 '나는 고발한다' 제목의 기고문에서 당시 검찰 간부들이 성폭력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며 실명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