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하노이에서 불어오는 평화의 봄바람

2019-02-27 22:35
북미정상, 8개월 만에 사상 첫 만찬으로 재회 시작...'역사적 무대' 하노이로 쏠린 세계의 눈

[연합뉴스]



머나먼 남쪽 나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평화의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첫 북·미 정상회담에 쏠렸던 전 세계의 시선은 8개월여 만에 하노이를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부터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에서 배석자 없는 일대일 단독 회담과 친교 만찬 순으로 약 2시간에 걸쳐 첫 회담을 하는 것으로 2차 핵 담판의 문을 열었다.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가진 두 정상이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통 큰' 빅 딜을 성사시켜 내느냐가 한반도 평화 여정의 큰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는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논의가 양측 간에 어느 정도 진전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논의, 대북 투자, 제재 완화 등이 테이블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북·미가 영변 핵시설의 폐쇄와 남북경협을 위한 일부 제재 완화,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한국전쟁 종료를 상징적으로 알리는 평화선언 체결, 유해 추가 송환 등에 잠정 합의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영변 핵시설의 핵 연료 생산 종료를 위한 구체적 세부사항이나 시간표는 마련되지 않았으며, 실무그룹에서 추가 협상을 통해 세부내용을 정하기로 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북·미 정상이 28일 단독·확대 회담에서 70년 냉전 체제의 얼음을 녹이고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약속한다면 한반도에 장밋빛 미래가 열릴 것이다.

특히 ‘세기의 핵 담판’ 무대가 된 베트남 하노이는 미국과 남북한 모두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베트남은 과거 미국과의 적대국에서 동반자 관계로 탈바꿈해 사회주의 1당 체제 아래서도 개혁·개방 정책으로 경제적 번영을 일궜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의 재회를 앞둔 27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내 친구 김정은, 북한이 비핵화한다면 매우 빠른 속도로 베트남처럼 번영하게 될 것”이라며 ’베트남의 길’을 강조했다.

베트남의 '도이머이(쇄신)'에 눈을 돌린 북한은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행을 계기로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 의지를 북한 주민들과 전 세계에 발신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핵심 외교·경제 참모들은 27일 베트남의 세계적 관광지인 할롱베이와 하이퐁 산업단지 '빈패스트' 자동차 공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비핵화 상응조치로 금강산 관광을 거론할 정도로 북한의 관광특구 개발에 큰 관심을 갖고 주력해왔다.

북·미 정상의 각별한 케미가 만들어낼 ‘하노이의 기적’이 ‘대동강의 기적’으로 이어져 한반도의 평화·번영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