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는 지금] 평화의 도시가 들썩인다…북미정상회담 체제 돌입

2019-02-26 16:17
시민들 양국 국기 흔들며 환영…"평화선언 나왔으면"
JW메리어트·멜리아 호텔 등 전날에 비해서 경계 강화

26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관료들의 안내를 받으면서 숙소인 멜리아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베트남 통신사]

'평화의 도시' 하노이가 들썩이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하노이는 도시 전체가 정상회담 체제에 돌입했다. 양국 정상이 묵는 숙소와 회담장소 등 주요 지역의 경계는 26일 전날보다 훨씬 강화됐다. 

26일 오전 8시 13분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베트남 최북단인 동당역에 도착했다. 베트남 공안은 정상회담 기간동안 일부 도로의 통행을 제한했다. 버스와 트럭, 오토바이 등의 통행도 최대한 제한됐다. 행사 관계 차량들의 원활한 소통과 보안을 위해서다. 

베트남 뉴스 통신사 텔레비전 등은 김 위원장의 도착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면서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베트남 뉴스 통신사는 김 위원장의 도착소식을 전하면서 전문가들을 섭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관계 변화를 분석에 나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한때 트럼프는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 북한과 미국 양국의 갈등은 극에 달했지만 이후 양국은 비핵화를 둘러싸고 협상을 하는 극적인 관계 개선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양국 정상이 묵는 숙소 주변은 전날에 비해 부쩍 경계가 강화된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묵는 멜리아 호텔 주변 도로에는 장갑차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무장경찰뿐만 아니라 무장군인들도 총기를 들고 서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멜리아 호텔은 앞서 25일 전 객실에 비치한 안내문을 통해 로비에 베트남 정부의 보안 검색대가 설치됐다고 안내했으며, 검색대가 다음달 3일까지 가동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도착한 26일 호텔 인근 400미터 주변부터 차량 통제가 이뤄졌다. 

멜리아 호텔은 북한 의전 실무진들이 집중적으로 점검해왔던 곳으로 김 위원장의 숙소로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26일 오전 멜리아 호텔 주변 길목에는 오전 일찍부터 하노이 시민들이 북한과 미국, 베트남 국기를 들고 김 위원장을 환영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오전 11시 전후 김 위원장을 태운 차량이 멜리아 호텔 주변의 길로 진입하자 시민들을 깃발을 흔들며 환호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날 김 위원장의 경호에 차량뿐만 아니라 장갑차까지 동원하면서 경호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김 위원장은 멜리아 호텔에 도착해 응우옌득쭝 베트남 하노이 인민위원회 시장으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받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묵을 것으로 예상되는 JW메리어트 역시 전날인 25일에 비해 훨씬 경계가 강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날에는 택시를 타고 호텔 로비 앞까지 아무런 제재 없이 통과할 수 있었지만, 26일에는 투숙객과 관계자를 제외한 이들은 출입이 제한됐다. 택시를 타고 진입을 시도할 경우 앞에 있는 보안 요원은 투숙하는 객실 번호를 일일이 확인했다. 

메리어트 호텔 앞에도 이번 회담의 성공을 바라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메리어트 호텔 앞에서 만난 응우옌티르엉(50세)씨는 "이렇게 여기에 와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방문단을 직접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라면서 "두 정상은 빠른 시일에 평화를 위한 공동선언을 했으면 하고, 베트남이 갈라졌다 통일된 것처럼 남북도 그렇게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