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북미회담이 열리는 하노이의 분위기
2019-02-26 15:07
"구정 분위기·각국 취재 열기에 들떠 있는 하노이"
"베트남전 적국·우방국을 동시에 초대한다는 의미"
"많은 전쟁 겪은 베트남, 평화의 절실함 알고 있어"
"베트남전 적국·우방국을 동시에 초대한다는 의미"
"많은 전쟁 겪은 베트남, 평화의 절실함 알고 있어"
베트남 전쟁 당시 북한은 현금(5000만 달러), 대포, 수송차량, 피복류 등 전쟁 물자 지원과 베트남 대학생 2000여명에 대한 북한 유학지원, 산업실습생 교육·훈련 등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끼리의 유대차원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베트남은 북한군 사상자 14명에 대해 열사 칭호를 내렸고 박장 성에 북한 열사들을 안장했다. 2002년 9월 김양점 북한 인민무력부 부부장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 북한군 유해 14구를 모두 북한으로 송환하여 현재는 묘비만 존재한다. 베트남은 지금까지 북한 핵문제와 미사일 발사 문제 등에 관해서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대화를 통한 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지지하며, 남북 정상회담 및 남북 공동선언을 전폭 지지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을 통해 사회주의 체제를 변함없이 유지하면서도 시장 경제를 도입해 경제개발에 성공한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발전상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번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북한에 그러한 발전상을 전수해주고 싶은 것이 모든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인 것 같다. 어떤 경우를 위해서도 베트남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전쟁에서도 북·미간 간접 전쟁이 전개됐던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열리는 북·미 회담에 자못 귀추가 주목된다.
승천한 용이 동해바다로 날아가다가 내려앉은 곳이 할롱만이라는 베트남 최고의 절경이다. 할롱만에는 용의 비늘이 1969개의 기암괴석으로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1994년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으로 공인한 베트남 최고의 관광지이기도 하다. 이후 여러 이름을 거치던 탕롱은 응우옌(阮) 2대 임금인 민망 때에 하노이 성(省)으로 행정 구역이 개편됐는데 그것이 바로 현재 하노이다.
하노이는 ‘평화의 도시’이다. 수많은 전쟁을 겪은 베트남은 평화의 절실함을 잘 알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은 전쟁의 잔학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베트남학의 대가인 마이꾸옥리엔 교수는 “민족 문제는 외세에 의존하지 말고 민족끼리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한다. 베트남 최초의 외교부 여성 차관을 역임한 베트남친선협회 총연합회의 응우옌프엉응아 회장은 회담 결과에 매우 큰 기대를 나타내면서 “회담이 성공하고 북한이 베트남의 도이머이와 같은 개방화 정책을 추구한다면, 잘사는 나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또 양국 정상이 상대국의 역사와 국제관계에 있어서 다양한 입장이 있음을 충분히 고려한다면, 하노이에서의 회담은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노이는 이제 다시금 ‘탕롱-하노이’로 불리기 시작했다. ‘탕롱-하노이’는 하노이 정도 1000주년 기념해인 2010년도부터 새롭게 출현한 이름이다. 용이 승천한 것처럼 '하노이여 승천하라'는 베트남 사람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그래서 하노이는 신령한 도시다. 베트남은 전통적 우방인 북한 그리고 필사적으로 싸웠던 과거의 적을 동시에 안방에서 맞이하게 됐다. 북·미 회담의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이제 두 지도자가 하노이에서 용이 되어 승천할 것인지 아니면 회담이 결렬되어 이무기가 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하노이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