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美 트럼프에 감사하는 이유?
2019-02-26 07:46
홍보 전문가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전화위복'의 기회될수도"
"5G 선두기업 확실히 각인 홍보효과"
"5G 선두기업 확실히 각인 홍보효과"
“미국이 화웨이를 ‘홍보’해줘서 고맙다.”<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면적 공세 표적이 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오히려 미국에게 고마워한다?
홍보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차세대 이동통신인 5G(5세대) 기술 사업 방면에서 화웨이를 압박하는 게 오히려 화웨이에겐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실제로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주는 최근 미국 경제매체 CNBC에 직접 출연해 "일반 사람들은 5G를 잘 모르지만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모두들 5G를 이야기한다"며 "우리의 5G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더 많은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화웨이 '홍보'에 감사하다"며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을 '위대한 인물'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영국 런던 소재 홍보회사인 힐그로브 PR 창업주인 글로벌 홍보 전문가 리차드 힐그로브는 "화웨이는 현재 '매력공세(charm offensive)' 브랜드 전략을 통해 사람들에게 회사를 각인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심지어 화웨이가 서양사람들이 열광하는 축구 경기를 예로 드는 등 ‘영리한 홍보’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미국은 그 동안 화웨이 제품에는 사용자 정보를 몰래 빼내는 장치, 즉 백도어가 설치돼 있다며 화웨이가 타국의 정보를 중국으로 빼돌리는 스파이라고 의심해 왔다. 미국이 국가 안보 위협을 내세워 영국 등 동맹국을 향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해 온 배경이다.
미국의 공세에 맞서 화웨이는 기술,정보 탈취나 중국 공산당과의 커넥션은 없다며 회사 투명성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화웨이는 트위터에 '화웨이팩트(Huaweifacts)' 계정도 만들었다. 메인 화면에 "화웨이에 대한 의혹과 추측의 장막을 뚫는 빛"이라는 글귀가 쓰여진 이 계정은 화웨이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팩트 체크(사실확인)'를 위한 회사 공식창구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좀처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런정페이 창업주가 직접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수 주간 런 창업주는 수차례 국내외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화웨이는 중국 정부 스파이가 아니며, 중국에 기술 정보를 빼돌리지 않는다"고 주장, 화웨이와 캐나다에 체포된 자신의 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변호했다. 이는 그만큼 화웨이가 자사 기술 보안을 둘러싼 우려를 얼마나 염두에 두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이밖에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 잡은 화웨이는 이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인다. 지난해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 'P9' 광고홍보 모델로 세계적인 배우 스칼렛 요한슨과 갤 가돗을 내세운 게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