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공들인 삼성 스마트폰 중국 저가폰 공세 넘는다
2019-02-26 07:38
삼성전자, 중저가폰 본격 드라이브... MWC 2019서 기능 업그레이드 '갤럭시A 시리즈' 공개
인도·태국·베트남시장 등서 중국 맞서 경쟁력 강화
인도·태국·베트남시장 등서 중국 맞서 경쟁력 강화
삼성전자는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서 스마트폰 필수 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갤럭시A50, 갤럭시A30)’을 공개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보인 이후 닷새만이다. 프리미엄과 중저가 스마트폰의 공개를 분리해 마케팅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신제품은 카메라 부분을 제외한 전면을 디스플레이로 채운 '물방울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특히 갤럭시A50는 삼성전자 중저가폰 최초로 지문센서를 디스플레이에 내장했다. 갤럭시A30는 4000㎃ 대용량 배터리와 급속 충전 기술을 지원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갤럭시A7’, ‘갤럭시A9’, ‘갤럭시A9 프로’ 등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춘 중저가 스마트폰을 잇따라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해왔다. 특히 올해에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주로 적용되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등 첨단기술도 중저가 라인에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삼성' 이름값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는 삼성전자라는 브랜드만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이 팔리던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굴기 이후 중저가 시장만의 차별화된 전략 없이는 글로벌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기 어렵게 됐다는 뜻이다.
인도에서도 지난해 샤오미에 왕좌를 처음으로 빼앗겨 2위로 물러났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인도에서 지난해 2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2017년 점유율 19%보다 9%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점유율 24%로 1위를 기록한 2017년과 같은 수준이었지만 샤오미의 급성장세에 밀려 선두 자리를 내줬다.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 점유율도 27%를 기록해 22%의 삼성전자보다 앞섰다.
동남아시장의 요충지인 태국에서도 지난해 4분기 2위 자리로 물러났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00만대를 출하하며 21.1% 점유율로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기업 오포는 점유율 22.2%를 차지해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꺾고 1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라인에서는 애플과 함께 세계 시장 주도권을 지키고 있지만 중저가 라인에서는 중국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과 인도, 태국 등 개발도상국은 아직 중·저가 라인의 수요가 더 많아 이들 시장에 대한 공략 없이는 세계 1위를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에 더욱 공들이다
삼성전자가 중저가라인에 대해 새해 더욱 공을 들이는 이유다. 경쟁업체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앞선 상황에서 가격적인 측면만 갖춘다면, 충분히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아마존 인도 사이트와 삼성닷컴에서 판매된 갤럭시M10ㆍM20 1차 물량이 3분 만에 매진됐다. 갤럭시M 시리즈는 갤럭시CㆍJㆍ온을 통합한 새로운 중저가 제품군이다. 10만~20만원 가격에도 준프리미엄급 성능을 자랑한다.
이에 대해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장(사장)은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M시리즈를 2월 세 차례 걸쳐 팔았는데 50만대 이상이 완판됐다”며 “이런 교훈을 중국 시장 등에서 전개해 회복되는 모습 꼭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가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중국이 4억1170만대로 가장 많고, 미국(1억3720만대)과 인도(1억3550만대)가 그 뒤를 이었다”며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쟁력 강화 없이는 삼성전자가 세계 패권을 지켜나갈 수 없는 상황으로, 향후 이 같은 전략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