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트럼프·김정은, 26일 나란히 하노이 '입성'…삼성공장·만찬·산책 등 '깜짝 행보' 주목

2019-02-26 00:01
김정은 위원장 태운 특별열차 26일 오전 베트남 도착
트럼프 대통령, 전용기 26일 오후 베트남 입성...이튿날부터 본격 행보
공식 북미회담 오는 27일부터 본격 시작...깜짝 외교행보 주목
김 위원장 다음달 2일까지 머물며 베트남 정상과 친선외교 예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중국을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종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차 북·미 회담 차 특별열차를 타고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중국 접경지인 톈진 등을 지나 이날 오전 우한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도 하노이를 향해 출발했다. 양 정상이 26일 베트남 하노이에 입성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세기의 담판'을 둘러싼 세부 일정도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25일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는 지난 23일 오후 평양역을 출발해 24일 중국 단둥, 톈진, 정저우 등을 거쳐 이날 오전 7시 우한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열차는 오후 1시께 창사에 도착해 30여분간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했다. 이후 난닝, 핑샹 등 중국 대륙을 종단해 26일 오전 베트남 란선성 동당역에 종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동당역에서 하차한 뒤 하노이까지 승용차를 이용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승용차 이용 시 하노이까지는 2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이와 관련, 베트남 당국은 2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국도 1호선 랑선성 동당시에서 하노이까지 170㎞ 구간에 모든 차량의 통행을 전면 금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25일 오전 베트남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시간으로 26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 30분) 하노이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7일 오전 베트남 주석궁에서 응우옌푸쫑 국가주석과 응우옌쑤언푹 총리와 각각 회담이 예정됐다.

김 위원장의 이번 베트남 방문 목적에는 북·미회담만큼 산업단지 시찰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첫 일정은 26일 하노이 도착 전 들르는 삼성전자의 베트남 스마트폰 생산공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27일에는 베트남 북부 최대 항구도시 하이퐁에 있는 베트남 첫 완성차 업체인 ‘빈 패스트(Vinfast) 공장’ 방문설도 나온다. 이 지역에는 빈 패스트 공장과 함께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이 대거 몰려 있다. 다만 아직까지 북한 정부가 베트남 정부에 공식 통보한 경제시찰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만남은 27일 오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두 정상은 하노이 도착 이튿날인 27일 오후 공식 만찬을 시작으로 영변 핵시설 폐기와 비핵화 조치,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 등과 관련된 담판을 벌인다. 이후 확대회담, 만찬, 친교행사 등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담은 앞서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1차 북·미 회담과 비슷하게 단독회담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 당국자는 지난 21일 "하노이 회담은 모든 형식면에서 싱가포르 회담때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로 시작해 독대로 진행된 단독회담-확대 정상회담-오찬-산책-공동서명식-트럼프 대통령 단독 기자회견 등으로 이어졌다. 총 소요 시간은 3시간 정도다. 다만 이번 하노이 회담 일정은 1박 2일로, 싱가포르 회담 때보다 주어진 시간이 긴 만큼 깜짝 이벤트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두 정상이 앞서 싱가포르 회담처럼 '12초 악수', '1분 산책' 등과 같은 친교 이벤트를 펼칠지도 관심거리다. 현재로선 단독회담이나 확대 정상회담 뒤 이 같은 연출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회담 뒤 열릴 기자회견도 트럼프 대통령 단독으로 진행될지 김 위원장이 함께할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김 위원장은 북·미 회담 직후 길게는 다음 달 2일까지 하노이에 머물면서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1964년 김일성 주석의 베트남 방문 이후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55년 만에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다.

우선 회담 이후인 다음달 1일 응우옌푸쫑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바딘 광장의 호찌민 전 베트남 국가주석의 묘소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오후에는 친선공연 관람 등의 일정도 있다.

김 위원장은 북한 관광산업 개발에 특히 관심이 많다. 때문에 할아버지인 김일성 북한 주석이 방문했던 할롱베이를 관광할 가능성도 있다. 할롱베이는 하노이 동쪽 꽝닌성에 있는 베트남 유명 관광지로, 김일성 주석이 베트남을 두 번째로 방문했던 1964년 당시에도 찾았던 곳이다.

또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회담 때처럼 시내 고층 빌딩에서 하노이의 야경을 관람할 수도 있다. 현지 소식통은 "산업단지 방문 등 북·미 회담을 제외한 주요 일정은 현지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