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명, '착한저축보험' 대박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

2019-02-26 00:10
카드 납부 가능하고, 연 3.5% 금리 제공에 완판

[사진=KB생명보험]
 

KB생명보험이 지난해 출시한 저축성보험이 온라인 재테크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KB생명은 이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역마진과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으로 인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26일 KB생명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7일 출시한 'KB착한저축보험'은 이달 23일 기준 7920건(초회 보험료 기준 15억4000만원)이나 계약됐다. 

출시 초기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재테크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 들어 판매량이 급증했다. 한때 가입자들이 몰리면서 시스템 과부하가 발생할 정도였다. 회사 측은 미처 가입하지 못한 고객들을 위해 지난 주 2억원 한도로 추가 물량을 내놨다. 

KB착한저축보험의 인기 비결은 높은 금리와 카드납부 혜택이다. 이 상품은 월 보험료 1만원에서 2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 1년 만기 상품이다. 원금보장은 물론 연 3.5%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가 1~3%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높은 금리다.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할 수 있어 신용카드 사용자들 사이에서 전월실적 쌓기에 유리하다는 점도 입소문을 탔다. 예를 들어 KB착한저축보험에 20만원을 매달 납입한다면 통상 카드 전월 이용실적 조건인 30만원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10만원만 더 채우면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보험가입자들의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에 대한 니즈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보험가입자의 편의 향상을 위해 보험료 카드납부를 독려하고 있지만, 실제 카드납부 비율은 저조한 상황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생보업계의 보험료 신용카드납부 비율은 전체의 4.1%에 불과하다. 저축성보험만 따로 봤을 때는 0.8% 수준이다.

문제는 이같은 호실적에도 KB생명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저축성보험은 당장 판매할 때는 좋지만 판매량이 많아지면 역마진 위험이 높고 일시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또 2022년 도입될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비한 책임준비금을 적립해야 해 실적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KB생명 관계자는 "KB착한저축보험은 지난해 말 디지털채널 확대 개편을 기념해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하도록 한 이벤트성 상품"이라며 "예상보다 뜨거운 관심에 당초 계획했던 판매량을 모두 소진했지만 고객 만족 차원에서 추가 판매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