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에서 시작된 ‘버닝썬’ 논란…경찰 유착 정황까지 드러나
2019-02-22 12:41
전직 경찰관 강모씨, 버닝썬 대표에 돈 받아 전달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과 관련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강남경찰서를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강남경찰서가 버닝썬의 영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상교씨가 “버닝썬에서 폭행을 당했다”며 폭로한 사건이 경찰 비리 사건으로 일파만파 커지는 모양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광수대는 강남경찰서가 과거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것과 관련, 전·현직 경찰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뇌물 공여 또는 수수 혐의로 입건했다.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8월 버닝썬 내 미성년자 출입 사건과 관련해 증거 부족으로 수사를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리고 이를 대가로 버닝썬에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MBC는 강씨가 화장품 회사 직원 이모씨를 통해 버닝썬 대표에게 현금 2000만원을 받아, 경찰에 230만원을 송금했다고 보도했다.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은 김씨가 지난해 폭로하면서 제기됐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24일 버닝썬 안에서 한 클럽 직원이 어떤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가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말리려다가 보안요원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에 김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이 오히려 김씨를 폭행한 것이다.
강남경찰서는 김씨와 김씨를 폭행한 버닝썬 직원 장씨를 모두 입건해 수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서울지방경찰청은 광역수사대를 전담 수사팀으로 지정했다. 광수대는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을 비롯해 마약, 성추행 의혹까지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를 위해 버닝썬 측의 영업 관련 서류와 장부, 당시 출동했던 경찰관과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의 동의를 받아 통신 사실을 조회하고 계좌를 분석했다.
그러다 지난 14일에는 버닝썬과 역삼지구대를 압수수색했다. 뒤늦은 압수수색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경찰은 역삼지구대 내부 폐쇄회로(CC)TV와 순찰차 블랙박스, 보디캠을 확보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버닝썬은 지난 17일 영업을 종료한 뒤 곧바로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경찰은 부랴부랴 버닝썬이 있는 르메르디앙 호텔 측에 철거 작업 중단을 요청했고, 버닝썬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한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버닝썬과 경찰 유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번 기습 시설 철거에 경찰이 수수방관한 것도 수상하다”며 “사실상 증거인멸인데 이걸 방치한 것도 경찰의 봐주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유착 냄새가 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