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제안 자격 미달 논란' KCGI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 미흡”

2019-02-18 17:16
KCGI "중장기 비전은 미봉책"… 재계 일각선 "지분 보유 6개월 못미쳐 주주제안 자격 미달" 주장

한진그룹 빌딩[사진=한진칼 제공]



한진그룹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강성부 펀드(KCGI)에게 '주주제안 권리'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KCGI는 한진그룹이 앞서 제시한 중장기비전에 대해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KCGI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번 한진측에서 발표한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은 KCGI가 제시한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라며 “급조된 임기응변이며,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는 미봉책”이라고 평가했다.

한진그룹은 앞서 지난 13일 2022년까지 그룹 매출을 22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사업효율성을 높여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내용의 중장기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대해 KCGI는 “위기의 본질은 외면한 채 단기차입금 증가와 자산재평가라는 수단으로 상법상 감사제도를 무력화하고, 의미 없는 배당성향 증대와 부채비율 급등을 야기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모순되는 내용을 발표한 것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KCGI는 △과시적 투자와 외형 확장보다 안정과 내실에 집중할 것 △직원들 만족 증대 및 안전에 대한 대책 수립 △합리적 경영 판단 및 결정을 위한 전문경영체제 확립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KCGI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자격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KCGI가 상법상 한진칼 등에 대해 주주제안을 할 권리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KCGI의 출자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앞서 지난 1월31일 한진칼에 △감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석태수 사장의 사내이사 제외 등을 주주제안한 상태다.

그러나 발송일 기준으로 KCGI가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지 6개월에 못미치기 때문에 해당 제안서는 자격이 없는 주주의 의견이라는 주장이 재계 일각에서 제기됐다.

상법 제542조(특례조항)에는 자본금 1000억원 이상의 상장사는 주주가 6개월 전부터 0.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야 주주제안 등 소수주주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한진칼 지분 10.8%를 보유한 그레이스홀딩스의 설립등기일은 2018년 8월 28일로, 주주제안서 발송일 기준 6개월 전인 2018년 7월 31일과 약 한 달의 시차가 있다.

다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해 KCGI는 지분 보유기간 6개월 이상 규정이 강제 요건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상법 542조가 특례조항인 만큼 사안별로 달리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