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가 나쁜 췌장암은 통증과 우울증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는 통증클리닉‧정신건강클리닉과 공동으로 진행성 췌장암과 담도계암 환자 통증‧우울증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환자 삶의 질을 높인다고 18일 밝혔다.

진행성 췌장담도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악성종양의 대표적인 질환이다. 늦게 진단돼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발견 당시 강도 높은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이는 곧 우울증이나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췌장담도암 환자 대상 적극적인 통증‧우울증 관리가 환자 삶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자 연구를 실시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췌장암과 담도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288명을 대상으로 통증과 우울증을 선별검사했다. 대상자를 적극적 조기 치료군과 일반 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조기 치료군은 통증 조절과 우울증 치료에 대한 전문 교육을 받은 임상연구 간호사로부터 진통제 선택, 적정 용량‧부작용 관리, 우울증 평가‧치료의뢰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으며, 환자 통증이 조절될 때까지 매일 전화 모니터링을 받았다. 이 중 진통제 용량 조절 등 진료가 필요한 경우는 통증클리닉에, 우울증이 심한 환자는 정신건강클리닉에 의뢰돼 정기적인 추적관찰과 치료를 받았다.

그 결과, 조기 치료군은 대조군에 비해 진단 4주 이내 통증이 평균 25% 감소했다. 우울증 완화에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삶의 질 개선, 통증관리 만족도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향상이 관찰됐다. 또 조기 보존적 치료에 대한 전반적 효과평가에서도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연구책임자인 이우진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박사는 “췌장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진단·치료법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진단받은 환자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며 “암 진단과 동시에 통증과 우울증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를 시행하고 그 결과에 대해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환자 삶의 질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영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연구간호사는 “환자들이 마약성 진통제의 중독을 우려하는 등 진통제와 보조 진통제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가 없어 불안해하고 통증을 제대로 호소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통증전문의·정신건강의학전문의를 포함한 다학제적 접근 외에도 통증‧우울 관리와 더불어 전문적인 간호사의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교육 상담과 지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Cancers’ 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