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입 자동차 관세 결정 서두르지 않을 듯"

2019-02-14 16:55
17일 美상무부 수입차 안보위협 보고서 제출
관측통, "트럼프 90일 숙고기간 다 쓸 수도"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당장 부과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상무부는 오는 17일(현지시간) 수입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미국 국가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는 수입차와 부품에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검토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품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법률로, 앞서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은 상무부 보고서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로비스트와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만약 상무부가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한다는 결정을 내릴 때까지 적어도 몇 주, 길게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를 받은 뒤 90일 안에 관세 부과를 결정할 수 있다. 

매트 블런트 미국 자동차정책자문위원회(AAPC) 회장은 FT에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경제에 무척 해롭다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90일이라는 시간을 거의 다 쓸 것 같다”고 말했다.

크리스 크루거 코웬워싱턴리서치그룹 애널리스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를 받고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45~65일 사이에 결정이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미국 무역전문매체 '인사이드US트레이드'는 상무부 보고서 초안에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안으로 세 가지 선택지가 담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면적인 추가 관세(세율 20~25%)를 부과하는 안, △관세 대상을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전기차·공유차량(ACES) 등 미래형 차량 기술에 제한하는 안, △전면적인 관세는 아니지만 부과 대상을 ACES 이상으로 확대하는 안이다.

이와 관련,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에 폭넓은 재량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세 가지 선택지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관세를 매기지 않더라도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EU와 일본으로부터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와 같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자동차 관세 카드를 계속 들고 있을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