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트럼프 비난하고 中에 영상 메시지… 거침없는 친중 행보

2019-02-14 07:51
신화통신에 보낸 단독 영상 메시지 "中 세계 발전 기여도 높다"
공개 연례서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여성·다른 국가 존중 해달라"

빌 게이츠(왼쪽)와 멀린다 게이츠가 13일 연례 서한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거침없는 ‘친(親)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월 연례 공개서한을 발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엔 쓴 소리를 내고, 중국 관영언론에는 따로 단독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13일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은 빌 게이츠가 중국에 전하는 메시지가 담긴 1분30초 가량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에서 빌 게이츠는 중국이 세계 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중국의 기술혁신에 주목했다.

게이츠는 영상을 통해 “지난 1년간 중국은 전 세계가 발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특히 빈곤탈출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이 다른 나라들이 직면한 문제를 돕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점을 지지한다”며 2000년 부인과 함께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 민간 자선단체인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이 중국과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중국 기술혁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게이츠는 “앞선 중국 방문에서 중국 기술 혁신의 역량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중국 기업은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농업 발전과 위생 환경 개선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목되는 점은 빌 게이츠가 이 영상과 별도로 공개한 연례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겐 쓴 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미국 CNBC에 따르면 게이츠 부부는 이날 발표한 제10차 연례 공개서한을 통해 "대통령이 말을 하고 트위터를 할 때 사람들, 특히 여성들을 좀더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9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외국에 대한 지원을 대폭 삭감한 것에 대해서도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인해 수백만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며 "미국의 관대함이 사라져 지원금이 10%만 줄어도 향후 10년에 걸쳐 500만명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게이츠 부부는 "평등은 중요한 국가적 원칙”이라며 “인종, 종교, 성적 취향, 또는 성과와 상관없이 모든 개인의 존엄성은 미국 정신의 일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