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담판 합의 앞두고 궁지 몰리는 中경제
2019-02-13 16:01
1월 물가·수출입 지표 추가 악화 전망
디플레이션 그림자, 관영매체도 "위기"
무역담판 진행중, 협상력 약화 불가피
디플레이션 그림자, 관영매체도 "위기"
무역담판 진행중, 협상력 약화 불가피
물가와 수·출입 등 중국 경제 지표의 추가 악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나팔수 역할을 해 온 관영 매체들도 위기를 자인하는 모습이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더욱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화통신은 "오는 15일에 1월 CPI와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이 발표된다"며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수치가 예상되며 이른 시일 내에 반등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지난해 12월 1.9%를 기록한 뒤 추가 하락하는 셈이다. 중국은 특정 상품군의 가격 하락을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에 반영되려면 최소한 1개월 이상 걸린다는 주장도 나왔다.
CPI의 선행지표인 PPI 전망은 더 암울하다. 지난해 12월 PPI 상승률은 0.9%로 2년 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0.5% 안팎의 전망치를 제시한다. 지난해 2.7~4.7%를 유지하던 PPI 상승률은 연말부터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 여파로 제조업 부진이 심화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돼 상품 가격을 끌어내리는 악순환 고리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1월 수·출입도 마이너스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날 로이터통신은 1월 중국 수입액이 전년 동기보다 10% 감소할 것이라는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전월(-7.6%)보다 낙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1월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해 무역흑자가 355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전월보다 200억 달러 이상 급락한 금액이다.
이 때문에 경체 침체 국면 속에서 물가 하락이 동반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된다. 과잉생산을 줄이는 공급 측 구조개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디플레이션이 덮칠 경우 국가 경제가 흔들릴 수도 있다.
신화통신 자매지인 경제참고보는 지난 11일자 1면 기사를 통해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여전해 올해 경제 성장률이 6.3%로 하락할 수 있다"며 "1분기에는 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영 매체조차도 현 상황이 위기에 가깝다는 걸 자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쏟아질수록 미국과의 무역 담판에서 협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현재 베이징에서는 미·중 무역전쟁 완화를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부터 차관급 협상이 시작된 데 이어 14~15일에는 고위급 협상이 열린다.
고위급 협상에 임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전날 방중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므누신 장관을 직접 만나기로 할 정도로 중국은 합의안 도출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경제에 대한 위기 징후가 가시적으로 드러날수록 미국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라며 "중국은 더욱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