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인터뷰 논란에 “한·일 간 불필요한 논쟁 일어나선 안 돼”

2019-02-11 23:00
위안부 문제 대한 자신의 생각 밝혀…“책임 있는 지도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 우선”

문희상 국회의장과 국회 방미 대표단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해 남긴 전시물들을 관람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둘째부터), 문 의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사진=김봉철 기자 nicebong@]

문희상 국회의장은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 논란과 관련해 “한·일 양국 간에 불필요한 논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워싱턴D.C. 현지의 한 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 문제를 두고 한·일 네티즌 간에도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 의장은 지난 8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키히토(明仁) 일왕을 ‘전쟁범죄의 주범 아들’이라고 칭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곧 퇴위하는 일왕이 한 마디만 하면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 의장은 인터뷰에서 “고령 위안부 할머니의 손을 잡고 정말 죄송했다고 말하면, 이를 마지막으로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문 의장을 향해 “발언을 조심하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논란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문 의장 발언 관련 기사는 각종 포털에서 네티즌들 사이의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문 의장은 “위안부 문제는 근본적으로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평소에도 강조해 왔다”면서 “일본 측은 그동안 수십 번을 사과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내가 봤을 때 그런 적 없었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전쟁범죄의 주범 아들’ 표현에 대해선 “전쟁 당시 일본 국왕의 아들이라는 의미였다”면서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의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온 표현이었다고”고 강조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문 의장은 누구보다도 한·일관계를 중요시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기를 바라고 있고, 지금과 같은 양국의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면서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양국 간의 새로운 조건을 부과하려는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의장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여야 5당 지도부로 구성된 국회 방미 대표단과 함께 오는 17일까지 5박 8일간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