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에서 택시기사 분신 시도…“평소 카풀에 불만”(종합)

2019-02-11 18:55
개인택시조합 강남지구 60대 김모씨
이날 오후 3시 50분께 분신 시도
병원으로 이송···생명에 지장 없어

택시기사 김모씨가 11일 오후 3시 50분께 국회 앞에서 분신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장은영 기자]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해 온 택시기사가 11일 국회 앞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카풀 반대 분신은 지난해 12월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특히 사고가 카풀 측과 택시업계가 사회적 대타협을 하는 시각에 발생해 논의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11일 오후 3시 50분께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60대 택시기사 김모씨가 택시 안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여의도공원 방향에서 국회 정문으로 돌진하다가 영등포 방면으로 가는 승용차와 충돌 후 멈췄다. 그는 국회 진입이 실패하자 분신을 시도했다.

차에서 연기가 발생하자 국회 정문 앞에서 다른 집회를 관리하기 위해 대기하던 경찰이 즉시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고 김씨를 구조했다.

김씨는 얼굴 등에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서울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강남지구 대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택시 유리창에는 ‘택시가 변해야 산다. 친절·청결·겸손 ’답‘입니다’, ‘카카오 앱을 지워야 우리가 살 길입니다’, ‘단결만이 살 길이다. 투쟁으로 쟁취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전단이 붙어 있었다.

현장에 있던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은 “김씨가 평소 카풀에 대한 불만이 있었고, 카풀 반대 서명 운동을 했었다”면서 “(이번 분신 시도는) 계획적으로 한 것은 아니고 본인이 스스로 결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택시에서 카카오 택시 정책에 대한 불만이 담긴 유서 성격의 메모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10일에는 법인택시 기사 최모씨가 국회 앞에서 분신했고, 지난달 9일에는 서울 광화문 앞에서 개인택시 기사 임모씨가 분신했다. 두 사람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기구 3차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김씨 사고로 인해 회의는 결론을 짓지 못한 채 급하게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