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묵은 산안법 바꾸고...故 김용균씨 발인

2019-02-09 10:17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이끌어낸 故 김용균씨 발인

[사진=연합뉴스 ]


충남 태안화력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목숨을 잃은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향년 24세)씨가 사고로 숨진 지 62일 만에 영면에 들었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노동자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9일 오전 3시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제를 진행한 후 오전 4시 김씨의 발인을 엄수했다.

지난해 12월 11일 김용균씨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지자, 그해 12월 27일 국회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다. 산안법이 전부 개정된 것은 28년 만이다. 김씨의 죽음이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조명한 계기가 된 것이다.

김씨는 당시 협력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으로 석탄운송 관련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안법 전부 개정안에는 ▲근로자에게 작업 중지권 부여 ▲유해·위험한 작업의 원칙적 도급금지 ▲도급인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 강화, 법 위반 시 제재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개정된 산안법은 우리나라 안전보건 정책을 진일보시켰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지만 미결의 과제도 남아 있다는 평가다. 산안법 개정은 김용균씨의 희생에서 비롯됐지만 개정법에 따르면 정작 김용균씨를 사망하게 한 발전소 정비 업무는 위험의 외주화 금지 작업에 해당하지 않는다.

김용균씨의 운구차량은 고인이 생전에 근무하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로 출발했다.

오전 7시께 발전소에서 1차 노제를, 이어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빌딩 앞에서 2차 노제를 치르고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해 정오께 영결식을 연다.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