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 올해 '내 집 마련' 느긋하되 기민하게?
2019-02-07 14:47
서울 아파트 매매량 확 줄었지만 전월세는 활발
집값 상승보다 하락 기대감 더 커
무주택자 혜택 무궁무진…분양 아파트도 우수수
집값 상승보다 하락 기대감 더 커
무주택자 혜택 무궁무진…분양 아파트도 우수수
◆ 지금은 집 살 때 아니다?
부동산 관련 지표들은 말한다. 지난해 미친 듯 치솟은 서울 집값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고 말이다. 올해 들어 집값 하락 징후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1877건(신고 건수 기준)으로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월(1만198건)에 비해 무려 80%가량 급락한 수준이다. 고가 아파트들이 몰려 있는 강남은 물론이고 철옹성 같은 마·용·성마저 거래가 크게 위축됐다.
거래량이 쪼그라든 이유는 단순하다. 집을 못 사거나 안 사는 것이다. 지난해 나온 9·13 대책을 기점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돼, 서울에서 현금 없이 집을 사는 것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해진 영향도 있다. 하지만 활활 타오르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식어버린 영향이 더 커보인다.
“더 오르기 전에 사야한다”며 조바심 내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더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KB부동산의 주간 주택시장 동향 조사결과를 보면, 1월 마지막 주 기준 전국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26.1로 집계됐다. 2013년 2월 셋째 주(25.3) 이후 5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집을 팔려는 사람들이 넘쳐난다는 의미이다.
주목할 점은 매매와 달리 전월세 거래는 활발하다는 것이다.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7618건으로 지난해 1월 1만4140건보다 24.6% 늘었다.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송파구 헬리오시티발(發) 전셋값 하락이 서울 전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수요가 전세로 몰렸다.
더군다나 헬리오시티발 전셋값 하락세가 오는 3월쯤 마무리를 짓더라도 강동구에서 또 다른 전세 물량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6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 1900가구를 시작으로, 9월 고덕 그라시움 4932가구 등 올해 강동구에서만 1만 1051가구가 입주한다. 집주인들이 잔금을 치르기 위해 입주시기에 가까워 질 수록 전셋값을 대폭 낮출 가능성이 높다.
◆ 무주택 실수요자, 느긋하되 기민(?)하게 움직여라
현 정부는 선(先) 무주택자, 후(後) 유주택자 정책을 취한다. 집을 여러 채 가진 다주택자는 물론이고, 집을 한 채라도 갖고 있다면 청약, 세금, 대출 등 다방면에서 촘촘한 규제 그물망에 걸린다. 반대로 무주택자는 비교적 수월하게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청약 시장이 대표적이다. 청약제도 아래에서는 기존 주택 대비 낮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정부는 혜택이 최대한 무주택자에 돌아가도록 청약제도를 개편했다. 추첨으로 당첨을 가리는 물량의 75% 이상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분양권이나 입주권 소유자도 유주택자로 간주해 청약 신청에 제한을 뒀다. 이전까지는 아파트 전용면적 84㎡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추첨제를 통해 1주택자도 당첨의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은 무주택자에게 그 기회가 먼저 돌아간다.
경쟁자는 줄었는데 선택의 폭은 넓어졌다. 올해 전국적으로 공급될 아파트 물량은 30만~38만호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2~3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만 4만4459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7518가구)보다 1.6배 가량 많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절반 이상인 2만4785가구가 분양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