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외부감사인을 정부가 강제로 정하는 전면 지정제를 시행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주주 영향력이 막강한 우리 재계에서는 '셀프 회계감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6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전면지정제로 회계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관련학계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감사인 선임에서 기본적인 틀은 기업에서 원하는 대로 택하는 자유선임제였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려고 주기적 감사인지정제를 시행하려고 하지만 도리어 논란을 낳고 있다. 면제 대상이 많고, 지정 기업 수도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김광윤 아주대 명예교수(한국감사인연합회장)는 얼마 전 "자유선임제는 '셀프 검증'인 만큼 전면지정제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기적 지정제는 과도기적인 타협책"이라며 "감사인과 피감인은 상호 긴장관계에 놓여 있어야 회계정보를 신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기적 감사인지정제는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오는 11월 이후 사업연도부터 적용한다. 기업이 감사인을 6년 동안 자유롭게 선임하고, 이후 3년에 걸쳐 금융위원회(증권선물위원회)가 감사인을 지정하는 것이 골자다.

김광윤 교수는 "주기적 감사인지정제는 지정을 피할 수 있는 면제 대상을 확대했다"며 "연간 지정기업 수를 제한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회계업계는 주기적 감사인지정제에 긍정적이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주기적 감사인지정제는 회계 불투명성을 해결하려고 꺼낸 카드"라며 "유럽과 미국도 기업과 감사인 간 유착을 막으려고 비슷한 감사인지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