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협상 코앞에 두고 새 외국인투자법 심사…“美 향한 양보 제스처”

2019-01-30 11:08
전인대 상무위원회, 29일부터 30일까지 초안 심사 진행
고위급 무역협상 개최 시기와 맞물려..."대외개방 의지 피력"

지난해 12월 16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미중 정상. [사진=연합뉴스·AP통신]


중국이 해외투자자 보호 강화를 골자로 한 새 외국인투자법 초안 심사를 위한 회의를 시작했다. 무역협상 개최 시기와 맞물려 열리는 이번 회의는 미국에 대한 양보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9일부터 이틀간 새 외국인투자법 초안 심사를 진행한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새로운 외국인투자법은 무역 갈등에서 미국이 요청해 온 강제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이 꺼내든 카드다.

이번 회의에서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1차 심의 후 업데이트 된 외국인투자법 초안을 심의한다. 초안에는 외국인 투자 기업의 금융거래와 자금조달과 관련한 자율권을 강화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외국기업의 권익보호책의 하나로 중국 행정기관과 공직자에 의한 강제적인 기술이전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조항도 포함됐다. 특정 산업이나 지역에 투자할 때 외국인 투자자와 역내 투자자가 동등하게 대우받을 것이라는 내용도 들어 있다.

중국 정부는 해당 법안을 처음 검토한지 약 3주만에 두번째 검토에 들어갔다. 미국과의 조속한 무역 갈등 완화를 위한 제스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새 외국인투자법안의 검토를 서두르는 것은 미국의 대규모 관세부과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3월 1일까지 관세부과를 잠시 중단하고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다. 만약 이때까지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연간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위해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전날 미국 워싱턴에 도착했다. 중국 대표단은 30일부터 31일까지 워싱턴에서 미국과 무역분쟁을 타결하기 위한 고위급 담판에 나선다. 

류 부총리는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