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난 목소리 높이는 중국... '화웨이 사태' 보복할까?

2019-01-27 16:59
왕이 中 외교부장 “화웨이 장비 보이콧, 불공정하고 부도덕하다”
美, 멍완저우 부회장 인도 요청... "중국 복수 칼날 미국 향한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사진=인민망]


미국 백악관이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신병 인도요청 계획 의사를 밝힌 후로 미국을 향한 중국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화웨이 사태에 대해 유독 캐나다에만 가혹한 보복을 취하던 중국이 눈을 돌려 미국에 반격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중국 환구시보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순방 중이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현지 기자들과 만나 화웨이 배제 움직임을 보이는 미국과 서방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왕 국무위원은 “화웨이에 대한 각국의 압박은 정부 권력을 동원해 정당한 사업체를 모략하는 행위”라며 “배후에 명백한 정치적 의도와 조작이 있다”고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쏟았다.

그는 “모든 국가는 이 같은 불합리한 행태와 괴롭힘을 경계하고 저항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은 기업일 뿐이고, 기업의 생존과 발전은 시장에서의 경쟁으로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국가는 정보 보안을 지킬 권리가 있지만, 합법적인 기업 운영에 해를 끼치거나 무너뜨리기 위한 핑계로 안보를 이용할 수는 없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공정하고 정의롭고 투명한 기업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R·다보스포럼) 연설에서 화웨이 사태와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쏟았다.

그는 “다른 국가의 안보와 기술 활동을 위해 하는 행위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특정 국가의 안보와 표준을 전 세계에 요구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세계 1위 통신장비기업 화웨이를 거부하는 움직임을 비판한 것이다.

이처럼 중국 주요 지도자들이 미국을 향한 비판의 강도를 높인 것은 미국 백악관 국무부가 앞서 22일(현지시간)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신병 인도요청 계획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지난달 1일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 멍 부회장을 체포했다. 멍 부회장은 같은 달 11일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캐나다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의 공식 인도 요청으로 멍 부회장이 미국으로 인도돼 재판을 받고 대 이란제제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 멍 부회장은 최장 30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캐나다가 멍 부회장의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미국은 멍 여사에 대한 체포영장을 철회하고, 캐나다에 공식 인도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중국의 입장을 중시해 잘못을 바로잡고 체포영장을 취소하지 않으면 보복을 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미국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화웨이 사태에 대한 보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캐나다가 멍 부회장을 미국에 인도하면 중국은 미국 시민권자를 억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인을 억류하지 않으면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대해 불이익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