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투자 매력 사라져…다주택자, 매각·증여·포트폴리오 변화 고민"

2019-01-24 15:57
단독주택 공시가격 급등 전문가 진단
세금 늘고 공급과잉·임대료 하락에 매력 줄어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갈아타기 나설 듯

 


정부가 집값 안정에 대한 ‘강력한 시그널’을 시장에 또 한 번 던졌다. 공시가격 인상은 종부세와 재산세 인상으로 이어져 보유 부담이 커지는 만큼, 다주택자들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대상을 전환하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꾸거나 매각, 증여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다주택자들, 투자 포트폴리오 바꿀듯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베이비부머 등 은퇴수단으로 다가구주택이나 다중주택 매입해서 월세 받으려는 수요층의 고민이 커질 것 같다”며 “세금부담은 늘고, 공급과잉과 임대료 하락 등으로 메리트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한 근로소득이 없는 은퇴자나 고령자들은 고가 단독주택을 매각할지 아니면 보유할지를 두고 고민이 많아질 것이다”며 “상가를 비롯한 수익형부동산 교체 등 부동산 포트폴리오 변경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공시가격이 오르면 보유 부담이 커져, 매수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것이다”며 “매도자들도 종부세와 재산세는 물론이고 대출 이자부담까지 커져 가격 조정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가주택 위주로 가격 조정이 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아파트 시장이 위축되면서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공시가격 인상으로 투자 수요가 줄어들 것 같다”며 “이제 주택시장에서는 투자금이 갈 곳이 없다.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제로 관심을 가질 수는 있으나 심한 이동을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 양도차익 적은 집부터 매각..세부담 커져 반발 가능성
한주희 예종세무그룹 대표 세무사는 서울 지역 공시가격이 17.75% 오르는 것을 두고 "단독주택은 공시가격이 시가와 차이가 워낙 컸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상이 너무 높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주택자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상당할 것이다"고 말했다. 세금 혜택을 보는 1주택자와 달리, 다주택자들은 4월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까지 이뤄지면 세금 부담이 급격하게 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벌써부터 현장에서 ‘뭘 좀 하나 던져야 하는데 뭐를 던져야 하냐’는 문의가 잇따른다”며 “증여, 1가구 2주택 비과세 혜택, 3주택자는 1채 임사등록, 1채 매각, 1채 비과세 효과 등을 묻는 경우가 많다. 우선은 양도차익이 적은 것들 먼저 처분하려고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거래세 인하 효과와 함께 맞물리면 주택 가격이 빠르게 안정화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고가주택은 공시가격 현실화가 필요하다”면서도 “중저가 단독주택 소유자들은 노령가구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한꺼번에 공시가를 급격하게 올리면 서민들의 부담이 크게 가중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가격 인상이 서민들의 실생활에 부담이 된다면 향후 논의의 쟁점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세금이 부과되는 시점에 조세저항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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