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제성장률 정부가 만든 ‘착시’···올해 더 어렵다

2019-01-23 06:30
작년 성장률 2.7% '6년만에 최저'
4분기 일시적 재정확대로 만든 깜짝 반등···민간소비는 부진
반도체·중국 수출마저 내리막···올해 경제 더 어려울 듯

[사진=인천시]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7%에 그쳐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4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 성장하면서 한국은행 전망치(2.7%)에 부합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및 민간 경제연구소는 작년 경제성장률은 정부지출에 따른 착시현상으로 분석했다. 올해는 2% 중반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작년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한은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7%다. 정부 전망치(2.6~2.7%)와 크게 다르지 않다. 3% 성장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오히려 민간에서는 2% 중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발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올해 경제 전망이 비관적인 이유는 수출 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탓이다. 수출 증가를 이끌었던 반도체가 조정국면에 진입한 데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 21일 관세청은 연초 이후 20일까지 수출은 25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조업일수(14.5일)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도 17억7000만 달러에 그쳐 1년 전(15.5일, 19억4000만 달러)보다 8.7% 줄었다.

여기에 중국의 4분기 GDP가 6.4%를 기록하며 경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여러 불확실성은 국내 경제를 더욱 압박하는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1일(현지시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7%에서 3.5%까지 낮춘 상황이다.

설비투자도 크게 줄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 증가율 둔화도 우려된다. 지난해 건설 및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4.0%, -1.7%로 마이너스 행보를 보였다. 또한 악화된 고용사정도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9만7000명 증가에 그쳤다. 2009년(-8만7000명)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바클레이스와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봤고 소시에테제네랄(SG)과 씨티, 한국투자증권은 2.4%로 전망했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정부가 만들어낸 착시현상으로 세부내용은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1.2% 포인트까지 하락한 데다 반등에 성공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공공부문의 지출증가에 기인한 결과로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실제 4분기 성장률 반등은 일시적 정부지출 확대에 따른 착시효과에 불과하며 민간소비와 교역부문은 여전히 부진하다"며 "높은 재고 부담과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수출의 역성장 흐름이 12월부터 나타나고 있고, 1월 수출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2.4%로 예상된다"면서 "지표 부진은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1분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수출과 물가상승률 둔화로 디플레이션 양상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